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자동차 등장은 이동통신과 자동차 산업의 융합 경쟁을 세계에 알렸다. 에너지 분야서도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새로운 변화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31부터 이달 2일까지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와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열리는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 2018)'에는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과거 에너지 전시회에서 접하기 힘든 기술이 등장했다.

BIXPO 2018 한국전력 부스.
BIXPO 2018 한국전력 부스.

한국전력, 효성, 지멘스, GE 등 국내외 에너지 대표 기업과 삼성전자, SK텔레콤, 화웨이 등 ICT기업까지 총 282개사가 참했다. 올해 4회째를 맞아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변환을 주제로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 낼 에너지 신산업의 미래를 그렸다. 과거에는 발전기, 변압기 등 공급 부문의 전력 관련 설비가 주인공이었다면 올해는 서비스 부문 빅데이터, VR, 블록체인 등이 자리를 채웠다.

한전은 스마트시티와 한국형 계통운영시스템(K-EMS), VR를 활용한 유지보수 훈련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내년 1분기 서비스 예정인 전력데이터 서비스 마켓을 공개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한전이 스마트검침인프라(AMI)를 통해 수집한 전력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수의 사업자가 에너지 효율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한국형 '그린버튼' 서비스로 불린다. 이날 공개된 모습에서는 KT '기가에너지 매니저', SKT '클라우드 EMS' 앱 서비스도 확인할 수 있었다.

SKT는 자사의 블록체인 기술을 선보였다. SK그룹의 코인 발행과 결제가 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최근 전력 업계에서 제안되는 블록체인을 통한 개인 간 전력거래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천안 소재 커피숍에 시범적으로 설치한 ESS식 냉난방 시스템 모형을 전시했다. 시스템에어컨과 ESS를 연결해 전력효율을 개선한 솔루션이다. 커피숍 한 달 전기요금은 기존 140만원에서 80만원으로 줄었다.

VR 콘텐츠 시연, 에너지밸리 일자리 박람회, 전력분야 공기업 채용설명회 등 다양한 행사도 열렸다. 전시장 곳곳에는 행사장 안내를 위한 키오스크 로봇이 돌아다녀 에너지 디지털 변환에서 수많은 분야와 융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BIXPO 2018 관람객이 VR 기기를 이용해 미래 에너지를 체험하고 있다.
BIXPO 2018 관람객이 VR 기기를 이용해 미래 에너지를 체험하고 있다.

행사 첫날에만 3만408명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고 48건 총 5억1900만달러 규모 수출 상담이 진행됐다. 양해각서(MOU)도 5건이 교환됐다.

둘째 날인 1일에 열린 '에너지 리더스 서밋'에서는 미국 전력연구원(EPRI), 북미 전력계통신뢰도협회(NERC) 등 45개국 글로벌 전력회사 최고 임원 100여명이 모여 디지털 에너지 변환 현황을 공유했다. 월드뱅크(WB)에서 주최하는 '월드뱅크 에너지포럼'에서는 중앙아시아·인도·중남미 등 개발도상국 에너지 시장 진출방안과 주요 개발 사업, 투자방향을 논의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에너지가 자동차·금융·건설·통신 등과 융합하면서 이전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 만들어낼 것”이라며 “전력산업계는 전력의 생산과 공급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강력하고 편리한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으로 발전해 가야한다”고 밝혔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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