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겠다고 협약한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매장 10곳 중 6곳은 협약 후에도 다회용컵 권유 없이 일회용컵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자발적 협약업체 21개 브랜드 서울·인천 226개 매장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2주간 협약 이행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커피전문점 16개, 패스트푸드점 5개 등 21개 브랜드는 지난 5월 자발적 협약을 체결하고 매장 내 다회용컵 권유와 텀블러 등 개인컵 사용시 혜택 제공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전체 협약업체의 다회용컵 권유 비율은 44.3%에 그쳤다. 스타벅스(70.3%), 엔제리너스커피(75%), 탐앤탐스(78.9%), 롯데리아(72.3%) 등은 상대적으로 다회용컵을 권유하는 매장이 많았지만 KFC, 파파이스, 빽다방, 크리스피크림, 이디야커피 등은 다회용컵 사용을 물어본 곳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환경부는 일선 매장 다회용컵 배포 시점이 7월초여서 점검 당시 우선 제공 실적이 저조했다는 업체들 설명을 받아들여 저조 업체들의 권유 비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조사대상 매장 99%는 텀블러를 사용한 고객에겐 할인 등 혜택을 제공했다. 자발적 협약 업체에선 개인컵 사용 때 음료 가격의 100~400원을 할인해준다. 전체 매장중 75.7%에서 1회용품 줄이기 홍보물이 부착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자발적 협약업체와 플라스틱 빨대 사용에 대해 논의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을 8월부터 출시할 계획이다.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의 50%인 약 3400만개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스타벅스도 종이 빨대를 도입한 시범매장을 운영하고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컵 뚜껑 등을 도입해 올해 안으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앨 예정이다.
던킨도너츠와 베스킨라빈스는 지난달부터 매장 안 빨대 거치대를 제거하고 요청하는 고객에게만 빨대를 제공하고 있다. 빨대 없이 사용 가능한 음료컵 뚜껑도 출시 예정이다. 빽다방도종이빨대 성능을 시험하고 있으며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컵 투껑 출시를 검토 중이다.
환경부는 소비자 인식조사 및 관련 업계 논의를 거쳐 플라스틱 빨대 규제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병화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규제와 정부 현장점검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자원재활용법에 따르면 커피전문점 등 식품접객업소에선 1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억제하고 무상으로 제공해선 안 된다. 이를 어길 시엔 1회 이용인원, 면적, 위반 횟수 등을 고려해 5만~2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