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해상풍력 12GW 보급, 설치선 등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

정부가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따라 12GW 해상풍력발전 보급 목표를 세웠지만 설치 인프라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업입지와 지역주민 민원을 해소해도 바다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데 필요한 '설치선' 등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산업계, 학계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상풍력 산업화 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남동발전 탐라해상풍력
<남동발전 탐라해상풍력>

해상풍력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하는 '재생에너지 3020' 계획 이행에 필요한 신규 설비용량 48.7GW(기가와트) 중 12GW를 차지한다.

포럼에서는 그동안 해상풍력사업을 어렵게 한 경제성과 환경 문제, 지역주민 수용성 등을 해결할 방안과 정부 정책을 논의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역이 주도한 해상풍력단지 조성과 조선·해양산업 연계 전략으로 지역경제 발전과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고 산업화를 촉진할 수 있는 선순환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해상풍력 산업화를 통해 조선·해양·철강 등 유관산업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 창출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50㎿ 이하 중소 규모 해상풍력을 보급, 해상풍력 수출에 필요한 실적 확보와 풍력산업 공급체계 구축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고 한중일 전력망 연계와 해양플랜트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해상풍력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풍력단지를 먼저 조성한 뒤 사업자가 개발에 나서도록 할 계획이다. 사업 추진 전에 환경영향평가와 지역주민 수용성을 사전에 해결하는 '계획입지제도' 도입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한다.

해상풍력과 조선·해양산업의 융합 전략도 발표했다. 블레이드, 감속기, 구동계, 발전기, 타워 등 해상풍력 주요 부품이 조선·해양 기자재와 상당히 일치하는 점을 활용해 해상풍력 경쟁력 확보와 조선·해양 기자재 산업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하자는 내용이다.

문제는 보급 확대 인프라다. 풍력업계는 인프라 구축을 선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는 해상풍력 설치선이 단 한 대 있다. GW급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2030년까지 해상풍력 12GW를 신규 설치하려면 올해부터 매년 1GW씩은 늘려야 한다. 1GW를 채우기 위해서는 3㎿급 풍력발전기로는 330여기, 7㎿ 초대형 풍력발전기로도 140여기를 바다에 세워야 한다. 지금부터 한 달에 12~30기씩 건설해야 달성할 수 있다. 국내에 한 대뿐인 해상풍력 설치선으로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유럽 등 해상풍력 선진국에는 발전시설 건설 때 '설치선' 1척과 '설치지원선' 4~5척을 운영한다.

정부 계획은 미흡하다. 유럽쪽에서 설치선을 임대하거나, 조선사에 신규 건조를 주문한다는 정도다.

해상풍력 설치선은 한 척당 2~3억달러(약 2000~3000억원) 투자가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다. 매 달 수십기 해상풍력발전기를 세워야 달성 가능한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필요한 설치선을 확보하려면 수조원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생에너지 3020계획이 발표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조선사가 신규 설치선 건조에 착수했다는 소식은 없다. 지금 설치선 건조에 들어가도 2~3년이 소요된다. 해상풍력 설치가 지연될수록, 한 해에 건설해야할 물량이 늘어난다. 설치선도 더 많이 필요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상풍력 사업 인허가 기간이 3년 넘게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인허가와 함께 조선소에 설치선 건조를 주문해 사업에 들어가도 문제될 게 없다”며 “유럽쪽 설치선을 임대하거나 조선소에 설치선 건조 발주를 검토하는 등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