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권 정부예비분 남았다...550만톤 중 466만톤만 낙찰

정부가 시장안정화 조치로 공급한 온실가스 배출권 예비분이 모두 소진되지 않고 남았다. 그동안 배출권 매물이 항상 부족했던 시장이 당분간은 넉넉한 공급물량 덕에 안정된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10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정부가 경매를 통해 공급한 온실가스 배출권 예비분 550만톤 중 466만톤만 낙찰되고 나머지는 유찰됐다. 낙찰률은 약 82%, 하한가는 2만2500원을 기록했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개념. [자료:기획재정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개념. [자료:기획재정부]>

환경부는 정부가 공급한 예비분이 모두 소진되지 않은 것에 대해 '시장이 안정화된 신호'라고 평가했다.

배출권시장은 그동안 거래 참가 기업의 배출권 보유심리가 커 매물이 부족했다.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하려 해도 매물이 없어 배출권 확보가 어려웠다. 나중에 배출권 가격이 급등하거나, 배출권 구매가 어려워지는 등 리스크를 감안해 '남더라도 팔지 말자'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예비분이 소진되지 않고 남았다는 것은 상황이 반전됐음을 의미한다. 시장에 매물로 나올 물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정부예비분을 사야할 필요성이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배출권 공급이 넉넉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월제한조치 영향권에 진입한 데서 나온다. 정부가 1차 계획기간(2015~2017년)에서 2차 계획기간(2018~2020년)으로 이월할 수 있는 배출권량을 제한했기 때문에 남는 배출권을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다.

각 기업은 11일까지 환경부에 2차 계획기간으로 이월할 배출권량을 제출해야 한다. 이월량이 정해지고, 2017년도 배출권 정산량이 확정된 기업은 남는 배출권을 시장에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예비분을 사지 않더라도 곧 시장에 이월제한 조치에 따른 공급물량이 생길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공급이 늘어날수록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기업이 조금 더 기다리면 정부예비분보다 싼 값에 배출권을 매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굳이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지난달 마지막 주 톤당 2만6000원대까지 급등했던 배출권 가격은 정부예비분이 톤당 2만2500원에 풀리면서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는 올해 평균 수준인 톤당 2만20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번 주 각 기업이 2차 계획기간으로 이월할 물량을 확정하면 시장에 공급이 늘어 배출권 가격이 보합 또는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환경부 관계자는 “정부 배출권 예비분이 부족해 모두 소진됐다면 시장에 공급량이 모자라다는 부정적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10~20% 정도는 남도록 넉넉히 공급했다”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온실가스 배출권 이월제한=정부는 배출권거래제 참가 기업이 1차 계획기간 연평균 할당량 10%에 더해 2만톤을 초과하는 배출권을 2차 기간으로 이월하면 초과량만큼 할당량을 줄인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