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광물공사)의 대표 해외자원개발 사업 중 하나인 '코브레 파나마' 구리광산 개발 사업의 중간 평가가 나왔다. 프로젝트는 2009년 광물공사가 LS니꼬 동제련(이하 LS니꼬)과 공동으로 각각 10%씩 지분 투자를 했다. LS니꼬는 지난해 8월 보유 지분 10%를 총 6억 3500만달러(약7100억원)에 매각했다. LS니꼬의 투자 금액은 5억400만달러다. 약 1억 3100만달러(약 1500억원)가량의 차익을 챙겼다. LS니꼬는 매각대금으로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국제 구리 가격 인상 또한 매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GMP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LS니꼬 지분 10%를 매입한 캐나다 광산기업 FQM(First Qunantum Minerals Ltd.)사의 자산가치는 2% 증가했다. FQM이 주당 9달러 가치의 코브레 파나마 광산 지분을 주 당 6.35달러에 사들이는 성공적 거래를 했다는 평가다.

이를 감안하면 LS니꼬는 지분을 저가에 매도했다. 코브레 파나마 광산은 동광석을 캐는 과정에서 금, 은 등 부산물이 나와 이를 필요로 하는 캐나다 기업과 약 2000여억원의 선매도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브레파나마 프로젝트가 시작된지 약 10년 만에 사업성이 입증됐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광산에서 채굴한 광석을 금속으로 추출해 생산까지 어려운 과정이 많다. 코브레파나마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내년부터 생산이 시작된다. 현재 건설 진도율은 75%이다. 정상생산 후 약 40년간 매년 45만톤의 구리가 생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투자 위험도가 매우 높고 최종적으로 수익을 확보하기 까지 장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따른다. 당사자 간 비밀유지를 전제로 한 계약을 통해 사업이 추진되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을 속 시원히 밝히지 못하는 어려움도 있다. 확실한 것은 장기적 안목에서 사업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시각에서 궁금해 하는 오해와 진실도 풀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자원외교로 체결한 양해각서(MOU) 대부분이 실패 했다는 지적이다. 자원확보 경쟁이 점점 심화되고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원개발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기업 이 혼자 힘으로 사업에 나서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정상외교 등을 통해 체결하는 양해각서는 우리 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에 참여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상대국이 보유한 평가자료를 확보하거나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지분을 획득하기 위해 추진한다.

또한 부존자원은 많지만 아직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은 국가와는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에서 인력, 기술, 정보 교류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우리 기업에게 사업 참여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둘째, 리스크가 큰 해외자원개발은 민간기업 중심으로 추진하면 된다?

자원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자원 보유국의 통제는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다. 이런 여건에서 자원 보유국도 일부 메이저 기업을 제외하고는 정부와 연결된 공기업 투자를 선호한다. 해외자원개발은 장기적 시각에서 꾸준하고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기 지표에 민감한 민간기업의 투자는 한계가 분명하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자원개발 특성상 규모와 역량이 취약한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자원개발을 추진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중국, 일본, 인도 등 많은 나라가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즉, 공기업이 자원개발의 첨병이 되고 민간기업과 협력함으로써 해외자원개발 동반 진출 모델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자원개발은 곧 국가안보와 직결된다.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필요하면 직접 나서야 하는 이유다.

강천구(한국광업협회 기술위원) kkgg10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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