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미세먼지가 태양광발전사업 난제로 부상했다. 미세먼지가 안개 또는 구름처럼 태양빛을 가리면 발전량이 줄기 때문이다. 사계절 중 가장 햇볕이 좋다는 봄철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발전사업자의 고민이 깊어졌다.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호리 일대에 조성된 영농형 태양광.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호리 일대에 조성된 영농형 태양광.

28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어진 미세먼지가 태양광발전소 전력생산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아산 지역 2㎿ 규모 태양광발전소는 전날 내린 비로 하늘이 맑았던 지난 25일에 1만598㎾h의 전력을 생산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26일 전력량은 9561㎾h로 9%가량 줄었다.

상대적으로 미세먼지 영향이 적었던 경주 3㎿ 규모 태양광발전소 역시 발전량이 줄었다. 같은 기간 발전량이 1만8908㎾h에서 1만8362㎾h로 약 3% 감소했다.

미세먼지 영향이 현실화하면서 태양광발전업계도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태양광대여사업 전문기업 해줌은 최근 미세먼지에 따른 발전량 영향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줌은 미세먼지와 태양광발전 간 상관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대형 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사업자도, 주택 지붕 소규모 발전설비 운영자도 똑같이 미세먼지를 걱정하는 상황이다.

안형근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많은 날은 구름이나 안개 낀 날과 같은 영향이 나타난다”며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직달일사량(태양광모듈에 도달하는 일사량)이 30%까지 줄어, 태양광발전설비 발전량이 감소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해외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영향으로 1.6~4.1% 태양광모듈 출력이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유럽, 미국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더 큰 출력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5~2017년 미세먼지 나쁨(51㎍/㎥ 이상) 일수는 59~62일이다. 한 해 60일, 엿새 중 하루는 태양광발전소가 미세먼지로 인한 발전량 감소 피해를 본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사계절 중 햇볕이 가장 좋아 발전량 상승이 기대되는 봄철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점이다. 태양광발전 성수기인 3~5월에 미세먼지라는 불청객이 찾아온다.

현재로서는 미세먼지 자체를 줄이는 것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 안 교수는 “미세먼지 발생은 자연재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발전사업자가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태양광모듈에 쌓이는 먼지라도 수시로 청소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미세먼지 발생 전후 태양광발전소 발전량 비교 사례>

[자료:각 발전소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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