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실적 감소가 계속되면서 새해부터 발전공기업 수익률이 하락 조정됐다. 최근 원전과 석탄 등 기저발전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전력구입비 증가 부담이 실적에 반영됐다. 이를 보전하는 차원에서 발전공기업 전력판매가 하락이 결정됐다.

정비에 따른 원전 정지기간이 길어지고 봄철 노후석탄 일시정지 등 변수가 있어 조치의 효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14일 발전업계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력당국은 이달 초부터 발전공기업 석탄화력 정산조정계수를 지난해 0.58~0.60 수준에서 올해 평균 0.5646원으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산조정계수는 한전과 발전공기업 간 재무적 균형을 위해 적용하는 전력판매금 할인율이다. 조정계수 수치가 0.5일 경우 발전소가 1㎾h당 100원에 전력을 팔면, 실제 정산은 50원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한전의 경영 상황이 좋으면 정산조정계수는 상승하고 반대의 경우엔 하락한다.

조정계수 하락 조정은 최근 한전의 실적 저조가 작용했다. 올해 한전 전력구입비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은 크게 하락했다. 2016년 한전 영업이익은 12조원을 넘어섰지만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5조원에 불과하다. 4분기 영업이익도 1조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낮은 전력가격을 뒷받침하던 원전과 석탄화력 업황이 나빠진 게 영향을 미쳤다. 원전의 경우 정비일수가 늘어났다. 현재 계획예방정비를 이유로 11기 원전이 멈춰있다. 정비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 석탄화력은 유연탄 가격이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원료비 증가에 따른 가격상승이 계속된다.

반면에 한전은 전력구입비 증가를 소매 전기요금에 반영하기 힘든 상황이다. 업계는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과 관련 전기요금 인상 우려는 없다고 공언한 만큼, 구입비 증가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이 줄긴 했지만 아직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어 요금인상 명분도 크지 않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이 부담스런 상황에서 전력구입비 상승을 바로 요금에 반영하기보다 발전사 수익률 하락을 통해 공통분담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수는 올해 전력시장 여건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정비 중인 원전 재가동 시점이 불확실하다. 봄철에는 미세먼지 대책 일환으로 노후석탄화력이 일제히 가동정지하기 때문에 한전의 전력구입비 부담은 늘어날 소지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정이 시장가격 상승 요인을 발전 분야에 전가하는 과거 사례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며 “원가 상승이 시장가격으로 이어지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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