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연간 영업이익 3조원을 넘어 4조원대로 향한다. 화학·윤활유 등 비석유 중심 '딥 체인지 2.0' 노력이 2014년 적자 쇼크를 딛고 최근 2년 연속 영업이익 3조원 성과로 이어진다. 앞으로 배터리·고부가화학 분야 실적이 개선되면 4조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SK종합화학 넥슬렌 공장 전경. [자료: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 넥슬렌 공장 전경. [자료:SK이노베이션]

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연간 영업이익 3조원대 기업으로 안착하고 있다. 사업구조와 재무구조 측면에서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잡았다는 해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 9636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누적 기준 2조3891억원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연간 3조원 영업이익 달성 청신호를 밝혔다.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실적인 3조2286억원에 육박하는 3조원 이상 실적이 회사의 '뉴 노멀'이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저유가 쇼크 이후 비석유 중심 투자를 통한 딥 체인지 2.0을 시도했다. 기존 석유사업에 더해 비석유 중심 사업구조 혁신 노력에 박차를 가했다.

딥 체인지 2.0을 주도하고 있는 화학·윤활유 사업 3분기 누적 실적이 전년도 연간 실적을 넘었다. 석유사업 실적까지 대폭 개선되며 종합 에너지·화학 기업의 면모를 보였다. 비석유사업 성과는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견조세를 유지했다. SK이노베이션이 3조원 이상 실적을 내는데 기여한다.

증권가는 SK이노베이션이 4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정유사업의 구조적인 호황과 높아진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4분기에도 호실적을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공급 걱정 없는 정유업 업황에 탈황설비와 화학부문 투자로 중장기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의 딥 체인지 2.0 성과가 본격적으로 발현되는 수년 내, 연간 영업이익 4조원 벽을 넘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배터리 셀 생산 모습. [자료: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배터리 셀 생산 모습. [자료:SK이노베이션]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 전망을 연간 3조6000억원으로 내놓으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작년보다도 약 13%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연구위원은 “2020년 중대형 전지와 분리막 사업 성장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수주액이 1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자회사 SK종합화학의 고부가가치 사업 관련 인수·합병(M&A) 성과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SK종합화학은 올해 미국 다우의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과 에틸렌 아크릴산(EAA) 사업을 잇따라 인수했다. SK에너지는 SK울산콤플렉스(CLX)에 1조원을 투입해 VRDS(감압 잔사유 탈황설비)를 신설한다.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면서 수익구조를 탄탄하게 구축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018년까지 기업가치를 30조원 이상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에 한 걸음 다가섰다”며 “고부가화학과 배터리 분야까지 가세한다면 영업이익 4조원 달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저작권자 © NB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