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는 탈원전, 밖으로는 원전수출?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백운규 장관(오른쪽 두 번째) 주재로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열고 원전 수출 지원책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백운규 장관(오른쪽 두 번째) 주재로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열고 원전 수출 지원책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원전수출 공식 지원 계획을 밝혔다.

안으로는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밖으로는 한국 원전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이 효과가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부는 10일 서울 광화문 무역보험공사에서 백운규 장관 주재로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가졌다.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자력공기업과 수출금융기관,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 17개 기관과 기업이 참석했다.

협의회는 전날 한수원의 유럽 수출형 원전(EU-APR)이 유럽사업자요건(EUR) 최종 인증심사를 통과한 뒤 열려 주목받았다. 우리 원전기술이 영국, 체코 등지로 나갈 수 있는 자격을 갖췄지만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수출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UAE 바라카원전 건설 현장
<UAE 바라카원전 건설 현장>

이날 회의 논의 내용은 최근 원전 수출여건에 대한 진단과 주요국별 대응전략, 원전 금융리스크 경감방안 등이었다.

김인식 원전수출협회 회장은 중국의 독주로 우리 시장이 줄어들고 있음을 지적하며, 원전 수출의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UAE 사례를 통해 국가대항전 성격의 원전 수출에 정부와 원자력계, 금융기관의 공동대응 필요성을 설명했다. 최성환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은 장기간 대규모로 진행되는 원전 사업 금융 리스크의 경감방안과 수출여신 기관 공조를 통한 전략적인 협상의 중요성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현재 우리나라가 원전 수출을 추진 중인 영국·체코·사우디아라비아 등과의 정부 차원 국제공조 강화 계획을 내놨다.

영국에 대해서는 지난 4월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 방한과 지난달 '한-영 원전산업대화체' 후속조치로 이달 중 한전 사장과 산업부 국장이 영국을 방문한다. 영국 장관 면담과 국장급 양자회의를 통해 원전사업 의견을 교환한다.

체코는 이번 주 원전특사가 방한한다. 고위급인사 면담과 원전산업 시찰 등을 통해 우리 정부의 원전수출 정책방향과 원전의 우수성을 알린다. 오는 27일에는 서울에서 '한-사우디 비전 2030 협의회'를 갖는다. 우리 측 산업부 장관과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이 만나 사우디 원전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산업부는 수익성과 리스크 분석을 통해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원전 수출을 진행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참여기관에게 영국·체코·사우디의 특수성을 맞춘 수주전략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원자력계는 정부가 원전 수출 지원 입장을 밝힌 것은 긍정적이지만, 원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그대로 유지한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안전성을 이유로 모든 원전을 해체하는 탈원전 정책을 펼치는 상황에서 타국에 수출을 타진하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백 장관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은 지진위험성과 다수호기 밀집 등 국내 특수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외 원전 수출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수출은 국내 탈원전 정책과 다르게 접근하지만 지진과 다수호기 부분에서는 원전의 위험성이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반핵단체와 정치권 일부에서 원전 수출도 하지 말아햐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공식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국내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관련 업계도 미래 먹거리를 걱정해야 하는 제품을 해외에서 파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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