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기술연구원에 전시된 전기차 배터리(제공:News1)
LG화학 기술연구원에 전시된 전기차 배터리(제공:News1)

올해 1분기 까지 적자를 기록한 LG화학의 베터리 사업이 급격한 성장세를 통해 전망을 밝히고 있다. 최근 확보한 막대한 현금도 배터리 사업에 재투자를 통해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릴 전망이다.

24일 코스피 시장에서 LG화학 주가는 장중 한때 52만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마감가는 51만6000원으로 지난 5월25일 종가(38만9500원)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32.5%나 상승했다.

이는 예상보다 빠른 배터리 사업의 성장세에서 비롯됐다. 올해 1분기 52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은 당분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였지만, 폴란드 공장의 수율 개선과 테슬라 원통형 소형전지 판매 본격화로 인해 2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예상돼서다.

증권업계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LG화학 배터리 사업이 올해 2분기 59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하고, 3분기 1430억원, 4분기 2570억원 등 흑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배터리 사업의 영업손실은 4543억원이었지만, 올해는 4070억원, 2021년에는 9860억원의 영업이익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배터리 사업의 반전은 LG화학의 공장 증설이 집중되고 있는 유럽 지역의 전기차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현재 유럽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내연기관차의 보유세를 차등 부과하는 등 강력한 환경 규제를 시행하고 있어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높다.

유럽 비중이 높은 LG화학은 올해 초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시장 침체가 컸던 중국의 CATL을 제치고 전세계 배터리 공급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지역에서 코로나19 이후 각국의 친환경 정책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며 “유럽의 전기차 시장 확대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가팔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LG화학의 목표가를 계속 높이고 있다. 지난 23일 흥국증권은 LG화학의 주가가 현재의 2배인 95만원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유안타증권도 2022~2025년 LG화학의 배터리 이익률이 12%이고 시장점유율이 30%일 경우 적정주가는 89만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회동을 갖는 등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 협력을 강화하는 점도 전망을 밝게 한다. 현재 LG화학과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에 대해 양측은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LG화학은 앞으로 배터리 시장의 급격한 팽창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릴 전망이다. 최근에는 중국 업체에 편광판 사업을 매각하면서 1조3000억원이라는 현금도 손에 쥐었다. 이는 현재(1분기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산(2조7974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이번 매각으로 4조원의 현금을 쌓게 됐다. 지난 4월 신학철 부회장은 “우리의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투자 등 꼭 해야 할 일은 계획대로 추진하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번에 확보한 현금성 자산의 상당 부분이 배터리 사업 확장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배터리 연간 설비투자가 3조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배터리 사업 투자를 위한 조달 부담이 대폭 축소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구교현 기자 kyo@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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