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서울의 이달 초 기온이 8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이달 1∼8일 평균 기온은 19.8도였다.

평균 기온으로 따지면 2012년(20.2도) 이후 8년 만에 최고다.

서울 낮 최고 기온이 26도를 기록한 4일 오후 서울 청계천에서 양산을 든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낮 최고 기온이 26도를 기록한 4일 오후 서울 청계천에서 양산을 든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최고기온을 기준으로 보면 서울의 이달 1∼8일 평균 최고기온은 25.4도로, 2017년(25.8도)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다.

이른 더위가 서울에만 기승을 부리는 것은 아니다.

울진은 이달 1일 낮 최고 기온이 32.8도까지 올라 5월 상순 기준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찍었다.

그 밖에 속초(32.4도), 상주(31.8도), 동해(30.9도), 경주(30.3도), 순창(29.5도) 등 전국 곳곳에서 이달 1∼8일 낮에 한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졌다.

이달 초 고온 현상이 두드러진 것은 맑은 날씨가 이어지며 태양 복사에너지로 전달된 열이 대기 중에 누적된 영향이 크다.

서울의 경우 이달 8일까지 강수량이 2.3㎜를 기록해 평년(1981∼2010년) 같은 기간 평균 31.7㎜보다 훨씬 적었다.

한반도 남쪽에서 뜨거운 공기를 유입시키는 이동성 고기압도 이달 들어 유달리 컸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도 올해 5월초 고온 현상의 원인에서 배제하기 어렵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교수(폭염연구센터장)는 "지구 온난화 영향 때문에 수년간 5월 기온이 두드러지게 상승하고 있다"며 "지난 가을과 겨울에 걸쳐 북극 해빙이 기록적으로 감소했고 올해에도 전 지구 해수 온도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인 13∼15일에도 내륙을 중심으로 낮 최고기온이 25도 이상 오르는 더위가 유지되겠다. 특히 목요일인 14일 대구의 낮 최고 기온은 28도, 경주의 경우 29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 한여름에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예상이 시기상조라고 본다.

실제로 2018년 여름은 역사상 가장 더웠으나 그 해 5월 초 평균기온은 평년 수준이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여름철 폭염은 5월 기온보다 장마가 얼마나 일찍 끝나는지, 북태평양 해수 기온이 얼마나 높은지 등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 역시 "현재까지 여건으로 보면 5월 하순에 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는 이른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여름 폭염 전망은 조심스럽다"며 "한여름 폭염은 장마가 지나간 후에야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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