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굴뚝에서 내뿜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등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빛을 이용해 지상에서 원격 감시하는 장비가 도입된다.

원격으로 굴뚝 오염물질 측정 설명도. [자료:국립환경과학원]
원격으로 굴뚝 오염물질 측정 설명도. [자료:국립환경과학원]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줄이기 위해 영국 국립물리연구소가 제작한 차세대 측정 장비 '차등흡광검출시스템(DIAL)'을 활용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장비는 밤에 적외선으로 사물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것처럼 발전소나 소각장 등 대기오염물질을 멀리서 빛을 이용해 원격으로 측정한다. 1990년대 후반 영국 국립물리연구소에서 개발한 차등흡광검출시스템은 영국, 미국, 중동 등 10여 개 국가에서 활용 중이다.

장비 가격은 62억원이다. 환경부는 올해 편성된 미세먼지 관련 추가경정 예산으로 장비를 구매한다.

장비는 차량에 탑재돼 지상에서 운영된다. 분광학을 활용해 원격 측정하기 때문에 사업장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오염물질 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2인 1조로 20㎏에 달하는 장비를 들고 굴뚝에 직접 올라가서 측정해야 하는 기존 감시 시스템보다 편의성이 높다. 환경과학원은 장비를 사용하면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사전에 억제하고 오염 원인을 신속하게 규명할 것으로 기대했다.

환경과학원은 이달 2일부터 열흘 동안 울산석유화학단지에서 영국 국립물리연구소 연구진과 장비를 활용해 현장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는 12월 중에 나온다. 환경과학원은 2021년 3월부터 장비를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환경과학원은 18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영국 국립물리연구소와 국제 학술회를 열어 장비 운용기술 습득 방법 및 적용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또 내년부터 영국 국립물리연구소와 함께 이 장비를 활용한 미세먼지 원인물질 탐색 및 배출량 산정을 위한 연구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영우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분광학적 측정기법이 도입되면 국내 미세먼지 저감과 감시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면서 “향후 환경 위성 측정정보 등과도 연계하면 보다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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