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계 금속(아연, 알루미늄)-이산화탄소 시스템 모식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수계 금속(아연, 알루미늄)-이산화탄소 시스템 모식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전기,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대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동시에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수소를 생산하는 '일석이조' 기술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김건태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4일 발전소와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체 상태 이산화탄소는 화학적으로 안정하므로 다른 물질로 변환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이면 비교적 쉽게 다른 물질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산화탄소가 녹아 산성을 띄는 물을 전지 전해질로 이용했다.

연구진은 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물에 녹여 전해질로 활용하는 전지인 '수계(Aqueous)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 시스템 전지는 일반 연료전지처럼 음극과 분리막, 양극(촉매) 등으로 구성됐다. 음극재로는 아연이나 알루미늄을 썼다.

연구진이 물에 이산화탄소를 불어 넣자 금속에 있던 전자가 도선을 통해 흐르며 전기가 발생했다. 물속 수소 이온은 전자를 만나 수소 기체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는 탄산수소칼륨으로 변환됐다. 전환 효율은 57% 이상이었다.

김 교수팀은 지난해 이와 유사한 '나트륨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이때보다 출력이 높고 수소 발생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새 시스템에선 나트륨을 쓰지 않은 만큼 폭발 위험도 없다.

김 교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며 수소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활용성 높은 기술”이라며 “실증 연구 수준에 도달한 만큼 상용화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호 정책기자 snoop@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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