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송유관공사는 도유(盜油·기름 도둑) 범죄와 전쟁을 선포했다고 9일 밝혔다. 또한 도유 범죄를 환경오염과 석유 유통 질서를 방해하는 원인으로 지목해 '사회악(惡)의 축'으로 규정 했다.

자체 개발한 누유감지시스템(d-POLIS)을 핵심 근절 대책으로 내세웠다. 송유관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미세한 압력·유량·온도·비중 변화 정보가 24시간 자동으로 분석되는 시스템으로, 기름이 새는 위치와 양까지 탐지할 수 있다.

또 배관손상관리시스템(PDMS)은 도유 장치를 설치할 경우 배관 표면에서 발생하는 전류의 차이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도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관로 주변에 도유범이 접근하면 알리는 진동감지시스템(DAS)과 드론을 통한 감시체계 구축도 진행 중이다.

감시 인력을 활용한 예방 체계도 상시 가동하고 있다. 송유관 피복 손상을 탐지할 수 있는 특수장비인 관로피복손상탐측기(PCM)를 통해 탐측을 강화하고, 범행이 자주 일어나는 공휴일에는 특별 순찰조가 운영된다. 또 주요 거점 통제실에 배치된 전담 인력은 중앙통제시스템을 통해 운전압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CCTV를 관로 전구간에 설치해 수시로 도유를 감시하고 있다.

관계 기관과 협력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지방경찰청과 한국석유관리원, 주유소협회 등과 정기 간담회를 통해 도유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협조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현행 1억원인 도유 신고 포상금을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송유관안전관리법이 개정돼 처벌 수위가 높아지기도 했다. 기존에는 훔친 기름을 유통할 경우 7년 이하 징역형 또는 1500만원이하 벌금형에 처해졌지만, 지난달 1일부터는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형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 기준이 강화됐다.

이런 노력으로 관계기관과 합작으로 검거한 도유범은 총 80여명이다. 대부분 기름을 빼내기도 전에 발각된 케이스다.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는 "환경오염과 석유유통 질서 파괴 등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하는 도유가 반드시 근절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진홍 기자 (jjh@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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