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최대 1조8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자료: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자료:현대오일뱅크]

현대중공업지주는 아람코와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계약은 상장 전 지분 매각(Pre-IPO)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최대 19.9%까지 인수할 수 있다. 금액으로는 최대 1조8000억원 규모다.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시가총액을 10조원으로 산정해 1주당 3만6000원 수준에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계약을 최종 확정한다.

매각이 이뤄지면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2대 주주가 된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율은 71%로 낮아진다. 아람코는 에쓰오일 지분 6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20% 이상 인수하면 현대오일뱅크를 에쓰오일 계열사로 편입해야 하므로 19.9%까지만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의 IPO를 추진했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여파로 금융당국의 회계감리 기준이 강화되면서 지연됐다. IPO가 지연되는 사이 아람코 측에서 지분 인수를 먼저 제안했고, 현대중공업지주는 재무구조개선 등을 위해 승낙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추진했던 현대오일뱅크 IPO는 또다시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아람코와의 계약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다소 시일이 필요한 만큼 현대오일뱅크 상장은 불가피하게 연기될 것”이라며 “다만 현대오일뱅크에 세계 1위 석유회사가 투자했다는 점만으로도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석유화학과 유전개발, 윤활유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람코는 세계 원유생산량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다. 현대오일뱅크의 업계 최고 고도화율(40.6%) 등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2015년 11월 현대중공업그룹과 전략적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여러 사업을 함께 하며 신뢰관계를 쌓았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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