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대기업이 원자력발전소 4기(4GW) 규모 국내 수상 태양광발전 시장을 두고 기술 경쟁을 벌인다.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는 방진·방습 등 '내구성', 한화큐셀은 400W를 넘나드는 '고출력'을 내세웠다.

한화큐셀 큐피크 듀오 포세이돈. [자료:한화큐셀]
한화큐셀 큐피크 듀오 포세이돈. [자료:한화큐셀]

9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는 최근 내구성을 높인 '아쿠아맥스2'를 내놨다. 지난 6월 국내 처음 출시한 수상태양광 전용 태양광모듈 '아쿠아맥스' 후속 모델이다. 한화큐셀은 이달 초 킨텍스에서 열린 '에너지대전'에서 수상태양광 전용 모듈 '큐피크 듀오 포세이돈'을 공개하며 맞섰다.

태양광기업이 잇따라 수상태양광 전용 모듈을 선보인 이유는 저수지나 담수호, 바다 등 수상을 이용한 태양광발전이 주목 받기 때문이다. 수상 태양광발전은 국토 면적이 좁고,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지열 영향을 많이 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지상 태양광발전 대비 10% 높은 발전량을 기대할 수 있다.

태양광업계는 국내 농어촌공사·수자원공사·지자체 저수지 등 수상 태양광발전 잠재량이 원자력발전소 4기에 버금가는 4.2GW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정부는 수상 태양광 확대를 위해 개발행위 허가 기준을 간소화하고 수상 태양광 송변전설비 국유림 사용을 허가하는 등 제도를 개선했다.

환경부 '수상 태양광발전 환경성평가 협의 현황'에 따르면 협의 신청이 2016년 6건에서 지난해 17건으로 늘었다. 올해도 8월까지 9건에 이른다.

수상 태양광이 각광받지만 환경오염 염려가 있고, 습기와 진동에 의한 부식과 파손 가능성 등은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제품이 수상 태양광 전용 모듈이다.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는 납(Pb) 성분을 포함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방수,·방진기능이 강화된 수상 태양광 전용 모듈 아쿠아맥스를 출시했다. 이어 일반 모듈대비 방수 기능이 2배, 진동을 견디는 힘이 5배 개선된 아쿠아맥스2를 내놓았다. 아쿠아맥스2는 370W까지 출력을 낸다. 회사는 향후 저수지·호수 등을 넘어 바다로까지 이어질 해상 태양광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구성'에 초점을 맞췄다.

한화큐셀은 자사가 보유한 근원적 경쟁력 '고출력'을 내세웠다. 큐피크 듀오 포세이돈은 20.1% 고효율 하프셀 모듈이다. 144개 직사각형 셀로 구성됐다. 모듈당 390W, 최대 400W까지 출력을 낸다. 국내외 유통 제품 중 최고 수준이다.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 아쿠아맥스2. [자료: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 아쿠아맥스2. [자료: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

출력이 높으면 같은 시간 발전해도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

한화큐셀도 환경 오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Pb-프리(FREE) 방식을 적용했다. 태양전지와 유리를 접착시키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EVA시트 대신 방습성이 뛰어난 POE시트를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안형근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수상 태양광 전용 모듈 기술 경쟁은 출력과 내구성 향상을 목표로 계속 전개될 것”이라며 “향후 반사되는 태양빛까지 흡수하는 양면수광형 제품과 태풍이나 파도까지 견뎌내도록 내구성을 강화한 제품도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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