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 이후 6년만의 3분기 연속 적자다. 원전은 예방정비로, 석탄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일부 가동이 멈춘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 등 연료비가 상승한 탓이다. 한전은 유휴 부동산까지 매각하는 등 하반기 경영수지 개선을 위한 별도 자구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연료비가 45%를 차지하는 전기요금 인상이 요원해 실적개선 효과에는 한계가 예상된다.

한국전력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814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매출은 29조432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1690억원 적자다.

지난해 상반기(매출 28조722억원, 영업이익 2조3097억원, 당기순이익 1조2590억원)와 비교할 때 매출은 9710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조1244억원, 2조4280억원 줄었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 1294억원, 올 1분기 1276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전이 분기결산을 시행한 2011년 이후 3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4분기부터 2012년 2분기까지 이후 6년만이다. 당시는 9.15 순환정전 사태 이후 발전소 부족으로 전력도매가격이 최고치를 찍으며 한전 영업상황이 가장 안 좋았던 시기다. 전기판매량은 늘었지만, 비싼 가격에 전력을 사들여 싸게 파는 구조로 적자경영이 불가피했다.

이번 3분기 연속 적자 원인도 비슷한 구조다. 전기판매는 늘었지만 수익성이 악화된 모습이다. 2012년도와 비교할 때 발전소 총량은 훨씬 여유로운 상태지만, 원전은 철판부식 등에 따른 예방정비로, 석탄은 미세먼지 저감 조치 영향으로 다수 기저발전이 가동하지 않았던 것이 적자로 이어졌다. 지난해 대비 전기판매수익은 1조5000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비싼 단가의 LNG 발전 전력구매 등 영업비용이 늘었다.

연료비는 미국의 이란 제재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유가가 33% 이상 급등한 영향이 컸다. 유연탄 가격도 28% 동반 상승하는 등 국제 연료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영업비용의 32.5%를 차지하는 발전자회사의 연료비 부담이 약 2조원(26.7%) 늘었다. 민간발전사로부터 구입한 전력의 총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조1000억원(29.8%)이 늘었다.

한국전력은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는 여름철 냉방수요로 인한 판매량 증가와 높은 판매단가가 적용돼 일반적으로 가장 높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해 왔다. 최근 5년간 2분기에서 3분기 평균 영업이익 증가는 약 2조1144억원(196.7%↑) 수준이다. 1분기 55%에 그쳤던 원전 이용률도 하반기엔 76%에 달할 것으로 봤다.

경영수지 개선을 위한 별도 노력도 기울인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설비보수를 자체수행하고, 송·배전 설비 시공기준 및 방법개선 등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의무화제도(RPS) 비용 정산기준 개선하고 해외 발전사업 조기 배당실현 등 부가수익도 창출한다. 유휴부동산 매각도 검토 중이다. 총 1조1000억원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 여름 누진제 완화와 함께 전기요금 인상도 요원한 상태여서 실적개선 효과가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다. 전기요금 원가에서 45%를 차지하는 연료비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구노력만으로 요금인상 요인을 감수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국제 연료비 상승과 함께 민간 LNG 전력 구매 상승으로 영업비용이 늘어 적자를 기록했다”며 “하반기에는 여름철 전력판매와 판매단가 상승효과, 원전 가동률 상승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전력 상반기 요약 손익계산서 》 (단위 : 억원)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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