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는 최근 '용두사미(龍頭蛇尾)'라는 사자성어가 '용두구미'로 바뀌어 언급되고 있다. 이는 대체 무슨 상황일까?

지난 정권 금융위원회에서는 금융개혁 일환으로 핀테크와 인터넷전문인행, 개인간금융(P2P), 빅테이터 등 4차 산업 진입을 위한 초석을 다져놨지만 현 정부에서 이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 해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IT 업계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것에 가까워 안타까움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전·현직 금융위원장의 이름을 빗댄 '용두구미'라는 말이 금융권에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현 금융위원회는 '규제'와 '리스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고 피해 최소화에 방점을 둔 움직임에 모든 금융정책은 '리스크 최소화' 프레임에 갇혀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프레임에 갇힌 대표적 분야는 블록체인이다. 앞서 국내 민간 블록체인 기술은 상당한 수준이다. 이미 은행, 증권 등에서 공인인증서 대체 작업을 시작했고, IT기업들이 독자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했다.

하지만 문제는 암호화폐 시장을 '투기판'으로 간주하고 암호화폐공개(ICO) 원천 금지 등 사후 규제 강화에 집착한 행보를 보이며 시작됐다.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혼란스러운 국내 금융IT 업계서 버티지 못 하고 해외로 팔려나갔다. ICO기업 또한 한국을 떠나긴 마찬가지다.

이에 대형 암호화폐거래소 대표 A씨는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서 "글로벌 블록체인 콘퍼런스는 물론 주요 행사나 콘퍼런스에 금융위원장이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참담한 업계 분위기를 전달했다.

한편 금융 개혁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현장 소통'과 '금융 개혁' 두 가지를 내세웠다.

기득권 층은 그의 행보에 반대의 움직임을 보였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했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탄생했다.

굵직한 금융 개혁이 이뤄지는 듯 했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은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다. 현재 업계서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금융권은 정치권에 잘 보이기 위한 보여주기식 사업이 난무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에서는 밴 수수료 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정치권 포퓰리즘 공약으로 매년 언급되는 카드 수수료 개편안을 해결했지만, 여신금융업계서는 이를 '쇼'라고 냉정히 평가하고 있다.

앞서 밴 수수료 개편은 그간 운영하던 정액제를 정률제로 전환해 영세가맹점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해당 개편안은 이미 업계서 '롯데'와 '삼성'을 제외한 카드사가 시행 중인 정책이다.

또한 이번 수수료 개편 직격탄을 맞는 곳은 벤 업계지만, 금융위는 카드사 최고위원회(CEO)만을 불러 간담회를 개최하고 계획을 발표했다는 후문. 밴 업계는 아예 초청받지 못 한 상황이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한 밴사 대표는 "현장에서 만들어진 밴 수수료 개편안을 마치 정부가 영세 약자의 편에 서는 것처럼 포장해 발표하고, 사업 당사자 말은 전혀 듣지 않고 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온라인뉴스팀 (news@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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