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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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최근 1년여간 유지해오던 고유가 시장이 위기를 맞았다.

금리 인상에 이어 원유 등 원자재 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된 것이다.

지난 22일 열린 주요 산유국 장관 회의에서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국제유가가 약세 전환할 것으로 관측했다.

17일 블룸버그통신 및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7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3달러대로 하락했다.

지난 15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7%의 급락세를 보였던 WTI는 이날도 하락했다. 지난달 21일 배럴당 72.24달러까지 상승했던 WTI 가격은 이달 들어서야 7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최근 유가 급락은 오는 23~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이 모여 원유 증산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직접 영향을 미쳤다.

사우디 등 24개 주요 산유국은 2016년 말 정기총회에서 원유 생산 상한을 하루 평균 3250만배럴로 설정하는 감산합의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장기간 달러 당 50달러 미만 저유가 기조를 지속하던 국제유가는 지난해 6월부터 본격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감산합의는 재차 연장돼 저유가 기조가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긴 기간 지속됐다.

다만 최근 이어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앞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5월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선언으로 11월부터 미국의 대 이란 제재가 재개될 예정이다. 실제 미국의 이란 제재는 국제유가 변동성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란은 미국에 직접적인 원유 수출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는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 금융기관 및 개인까지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이란의 원유 생산이 크게 감소할 소지가 있다.

그럴 경우 하루 50만배럴에 이르는 유럽발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 예로 2012년 대이란 경제 제재 직후 이란 원유 생산은 제재 이전의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베네수엘라발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5월 반미 성향의 대통령인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당선에 미국은 추가 석유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이 베네수엘라로부터 수입하는 하루 40만배럴 수준 원유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과 중국이 서로 5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 관세 부과를 주고받으면서 무역분쟁은 점차 격화하고 있다.

실제 양국 간 무역분쟁이 극으로 치달으며 원유뿐 아니라 구리, 알루미늄, 아연, 납 등 각종 금속과 대두(콩) 선물 가격이 일제히 급락했다.

이란, 베네수엘라 제재처럼 유가 자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원유와 상관관계를 보이는 달러화 자산의 불확실성이 자산 가치의 변동성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다시 고조된 G2 무역 긴장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재현돼 원자재 시장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황 연구원은 “유가는 이달 열리는 산유국 회의를 앞두고 가격 변화 추이에 따라 현 상태에서 안정세를 취할 수 있는 반면, 다음 달로 예정된 미국과 중국 양국 간 관세부과 현실화 여부에 따라 산업 금속 가격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온라인뉴스팀 (news@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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