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맥주 주류세 개편 소식이 전해지며 세부 방침과 그 파급력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용량을 기준으로 한 종량제로의 전환에 업계의 귀추가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국내 맥주 제조업계는 정부의 맥주 세재 개편 방안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A 맥주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수입 맥주 업체와의) 불평등한 경쟁 상황이 개선되는 차원에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합리적이고 동일한 원칙을 적용한다는 면에서 환영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국산 맥주는 올해 1월 미국산 맥주에 대한 관세가 폐지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수입 맥주의 국내 시장 잠식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달부터는 유럽 연합(EU) 소속 국가의 관세도 폐지될 예정이어서 국내 업체는 깊은 고심에 빠졌다. 이 와중에 전해진 정부의 주세 변경 소식은 국내 업체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내 맥주 제조업체는 수입 맥주에 비해 고용과 투자에 많은 비용을 할애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산 맥주가 수입 맥주와 비교해 받는 차별을 없애야 하며 임기응변식의 대응이 아닌 근원적인 해결 방식이 나와야 한다는 데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려의 목소리 역시 존재한다. 국민 여론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행정 절차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B 맥주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국산 맥주가 받는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안이 검토돼 왔지만 국제 무역 간 통상 마찰 우려와 국민 정서에 어긋난다는 등의 이유로 매번 발목이 잡혀왔다. 국부 유출 방지 차원에서도 미봉책이 아닌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제 맥주 업계는 어떨까. 2014년 주세법 개정 영향으로 급속도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수제 맥주 업계 역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기를 끌고 있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소비자 진입장벽이 높았던 수제 맥주가 종량제로 전환될 경우 이 간극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국세청의 건의안에는 수제 맥주 활성화를 위한 별도의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생산량 기준 미만의 영세 업체에는 세제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수제 맥주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수제 맥주 업체로서는 종량세 전환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며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는 출발선이 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news@green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