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이 남긴 건 뭘까. 바로 디자인의 중요성이다. 양사의 소송은 제품 가치에 대한 인식이 기술에서 디자인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일깨워준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사 소송의 발단은 두 개 분야로 나뉜다. 기술과 디자인이다. 디자인에는 제품 특유의 분위기를 의미하는 '트레이드 드레스'가 중점이 됐다.

이 중 기술 관련 소송 배상액은 약 1억 5000만 달러로 2015년 배상액(약 5억 4800만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당시 삼성전자가 지불한 디자인 관련 배상액은 3억 9000만 달러였으며, 합의에 따라 1억에서 2억 달러를 추가로 지급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기술보다 디자인에 대한 분쟁과 배상 규모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이창훈 특허법무법인 아주양헌의 변호사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을 '디자인의 의미와 가치를 재평가하게 된 소송'이라고 평가했다.

이 변호사는 "과거엔 디자인의 권리를 인정하는 범위가 매우 좁았다. 디자인을 완전히 똑같이 베끼지 않는 이상 특허 침해가 잘 인정되지 않았고 손해 배상액도 작았다"고 말했다.

이어 "디자인 소송 규모가 이 정도로 크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며 디자인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이번 소송 이후 삼성전자뿐 아니라 화웨이 등 여타의 스마트폰 제조사가 디자인 특허 출원을 크게 늘렸다고 말하며, 이는 제품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고 대규모 손해 배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디자인에 대한 특허 등 권리 보호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대규모 소송도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팀 (news@green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