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최근 15개월 최저치로 하락했다.

지난 6월 둘째 주 평균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셋째 주 5.9달러 이후 주간 평균 기준 최저치를 보인 것.

국제유가 상승 직격탄을 맞은 정유업계는 원유 도입처 다변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했지만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내린 정제마진 약세가 지속되면 올해 전체 실적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정제마진이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정제유가 상승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50달러대(두바이유 기준)에서 안정되는 듯했던 국제유가는 올해 중동 정정불안 등 원인으로 70달러를 넘어섰다.

유가는 뛰는데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가격이 그만큼 오르지 않아 정제마진이 급감한 것.

'정제마진'이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정제마진이 오르면 정유사 수익성이 개선되고, 내리면 악화된다. 통상 국내 정유사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고공행진했으나 최근엔 손익분기점까지 떨어졌다.

정제마진은 공장을 돌려 생산된 석유 또는 화학 제품 가격과 원유나 컨덴세이트 등 원료 도입단가 가격 차이에서 결정된다.

석유제품 판매가격은 글로벌 역내 트레이딩 시장인 싱가포르에서 정해진다. 시장은 수요자 중심이며 공급자는 가격 결정권이 없는 구조다.

원료인 원유 시세(국제유가) 역시 트레이딩 시장에서 결정된다.

두바이유와 WTI 등이 여기에 해당며 원료는 수시로 가격이 바뀌기 때문에 글로벌 주요 시장, 중동·유럽·미국과 기타 산유국 사이의 가격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을 생산하는 정유사는 원료를 적절한 시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비중에 맞게 구매해 최적의 원료 도입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최근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안정적인 원유공급을 통해 정제마진을 높이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중동지역은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발표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다.

대한석유협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지난해 1~10월 중동에서 수입한 원유는 약 7억6000만배럴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 등을 포함한 전체 수입량 83.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인 2016년 85.9%보다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중동에 의존하던 국내 정유사가 공급처 다변화에 나선 것이다. 이는 원유를 원하는 시기에 적절한 가격으로 구매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 정부의 원유수출 금지조치가 2015년 말 해제되는 등 대외 요인도 원유 공급선 확대에 일조했다.

국내 정유업체가 생각하는 지역은 미주 외에 러시아, 북유럽, 아프리카 등이다.

그럼에도 정제마진 둔화가 지속될 경우 정유업계 실적하락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이미 1분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50% 감소했다.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선에서 계속 머무를 경우 올해 전체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온라인뉴스팀 (news@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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