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한 이유로 만성 적자를 재차 강조했다. 원가보다 전력판매가격이 낮은 적자 상황에서 경영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전휘수 한수원 발전부사장은 28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월성 1호기는 지난 10년 동안 전력 판매단가가 생산원가를 초과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수원이 밝힌 2017년 월성 1호기 생산원가는 ㎾h당 123원, 판매단가는 61원으로 원가가 판매단가의 두 배다.

전 부사장은 “지난 10년간 생산원가가 판매단가보다 높아 가동할수록 적자가 누적됐고 폐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09년 월성 1호기 연장운전 승인 당시 이뤄진 평가에서는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월성 1호기 자체는 적자였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다른 발전보다 경제성이 있어 당시 국가가 계속 운전 방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경제성은 낮았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연장운전을 했다는 것이다.

한수원이 삼덕회계법인에 의뢰한 경제성 평가는 월성 1호기를 즉시(2018년 6월) 중단할 때와 원래 허가받은 기간(2022년 11월)까지 계속 가동할 경우 발생하는 현금 흐름 차이를 시나리오별로 분석했다.

월성 1호기 이용률이 54.4%인 경우, '즉시 중단'과 '계속 가동'의 현금 흐름이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률 40%의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계속 가동할 경우 즉시 중단할 때보다 현금 흐름이 563억원 줄었다. 이용률이 '중립적(60%)'이거나 '낙관적(80%)'인 경우 계속 가동의 현금 흐름이 즉시 중단보다 각각 224억원, 1010억원 많았다.

월성 1호기 이용률은 2017년 40.6%, 최근 3년 57.5%, 최근 5년 60.4%다. 전 부사장은 강화된 규제환경 등을 고려하면 현재보다 높은 이용률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시나리오별 예상 현금 흐름은 즉시 중단과 계속 가동으로 발생하는 현금 흐름의 차이를 비교한 것으로, 월성 1호기는 이용률이 올라가도 여전히 적자라고 설명했다.

전 부사장은 “과거 이용률 90%를 달성한 해에도 판매단가보다 생산원가가 상당히 높았다”며 “대략 30%가량 높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성 평가 보고서 자체는 영업비밀을 근거로 공개하지 않았다. 한수원 관계자는 “공개할 경우 원전 수출 경쟁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공개하지 못한다”며 “다만 보고서 요약문 또는 일부 가림 처리된 보고서 등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월성1호기 즉시정지대비 계속가동시 이용률 시나리오별 현금흐름(단위:억원) >

(자료:한수원)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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