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탁 전력거래소 이사장
조영탁 전력거래소 이사장

최근 한 민간 연구원의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85%에 이르는 국민 대다수가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을 우선하는 원전과 석탄발전 중심 기조에서 탈피, 환경성과 안전성을 가미해 수립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그 핵심으로서 2030년까지 발전량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재생에너지 3020계획에 대한 국민의 이해 및 수용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화력발전에 의한 미세먼지 문제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으로 인해 국민의 환경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정부 정책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산업 및 시장 여건 또한 우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태양광과 풍력 발전 단가가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으며, 안전한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되고 있다. 전 세계 에너지와 관련된 객관화한 전망을 제공하고 있는 블룸버그 보고서(BNEF 2017)는 2040년께 태양광, 풍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가 전원 구성의 5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세계 추세와 다소 차이는 있지만 태양광 발전 단가가 지속 하락하고 있으며, 풍력발전 이용률이 증가하고, 최근 해상풍력에 대한 업계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재생에너지와 이와 관련된 설비 및 기술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테이터, 모바일 기술의 4차 산업혁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전력 산업의 전환을 넘어 한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러한 국내외 우호 여건 속에서 추진되는 에너지 전환의 중장기 효과 실현을 보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과제를 알차고 내실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첫째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에너지 전환의 중장기성을 감안할 때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정부 계획과 정책을 긴 호흡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야만 에너지 계획과 정책이 산업 및 시장에 의미 있는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전통 전력 설비인 원전과 석탄발전을 줄이고 재생 가능 에너지의 비중을 점차 늘리는 에너지 전환의 성격상 국민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재생 가능 에너지의 발전 단가를 지속해서 낮추는 산업 및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이와 관련된 산업 및 시장 생태계 또한 효율 높게 육성돼야 함을 의미한다.

셋째 전술한 바와 같이 에너지 전환이 4차 산업혁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관련 전력 설비와 기술이 전력 산업과 시장에 안정 진입하고, 전력 산업과 4차 산업혁명 기술 간 융합 비즈니스가 가능하도록 산업과 시장 여건을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 모든 산업 분야 혁신이 그렇듯 전력 산업 역시 패러다임의 근본 변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자의 혁신은 물론 새로운 사업자의 등장과 혁신이 필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해도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듯 에너지 전환 역시 마찬가지다.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도 에너지 전환을 둘러싼 국내외 여건이 우호 상황으로 변화했다.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수용성이 높아지는 추세를 지속할 수 있도록 정부와 각계각층이 노력을 더욱더 경주해야 할 때다.

조영탁 전력거래소 이사장 ytcho@kpx.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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