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관련 업무를 담당한 공공기관장이 연이어 면직 처리됐다. 지난달 2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한 직후 이뤄진 조치다. 해외자원개발 검찰 수사에 따른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방침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합당한지 논란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산업부는 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 김영민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을 면직 처리 했다. 전날 강남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이후 연이은 공공기관장 면직 처리다. 강 이사장은 30일 이임식을 열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문 사장 면직 처리는 이에 앞서 강 이사장과 함께 옛 지식경제부(산업통상자원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이란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문 사장은 2010~2011년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원전정책관을 지냈다. 강 이사장 후임으로 부임해서 하베스트, 볼레오, 웨스트컷뱅크 사업이 한창 진행될 때 담당 업무를 맡았다. 이들 사업은 해외자원개발 부실 논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다.

김영민 광물자원공사 사장은 해외자원개발 업무와 직접 연관성은 없지만 최근 추진되고 있는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 통폐합 등을 이유로 면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과거 해외자원개발 실패 원인 가운데 하나로 관계 기관을 꼽고 두 기관 통폐합을 결정했다. 통폐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장 면직은 이례라는 평이다.

문 사장은 별도 이임식 없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김 사장은 1일 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주요 공공기관장이 연이어 옷을 벗으면서 해외자원개발 검찰 수사 여파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원 개발 관련 공기업은 검찰 수사가 해외자원 부실 책임이 광범위하게 전개된다는 데 우려를 표했다. 정부 방침을 따른 중하위 공직자에게 피해가 돌아가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부는 하베스트, 웨스트컷뱅크, 볼레오 3개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추가 의혹을 발견했다면서 지난달 29일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 수사 의뢰 직후 관련 공공기관장을 면직 처리하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검찰 수사 의뢰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이후 자체조사를 벌이던 중 사업 인수 과정 문제점을 발견했다”면서 “해외자원개발은 이번 정부에서 털고 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저작권자 © NB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