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제한 배출권 처리, 정부·기업 동상이몽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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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권거래제 1차 계획기간 동안 쌓인 초과 배출권 물량 처리를 놓고 정부와 사업자가 엇갈린 행보를 하고 있다. 정부는 초과물량을 2차 계획기간으로 넘기지 못하게 해 배출권의 시장 공급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사업자는 양자 간 스왑 방식으로 배출권을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1일 발전 업계에 따르면 1차 계획기간 스왑거래가 정부의 초과 배출권 이월제한 조치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미 몇몇 발전사업자가 양자 간 배출권 스왑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발전사업자의 배출권 스왑거래는 지난해 정부가 1차 계획기간(2015~2017년) 배출권 여유분을 2차 계획기간(2018~2020년)으로 과다 이월하지 못하게 하면서 추진됐다. 배출권 의무 사업자는 1차 계획기간 연평균 할당량 10%에 더해 2만톤을 초과하는 배출권을 2차 기간으로 이월하면 초과량만큼 할당량이 줄어든다. 차감량은 2차 계획기간으로 이월이 완료되는 내년 8월말에 결정된다. 사업자는 2차 계획기간에 할당량을 제대로 받으려면 초과 물량을 8월 전까지 처분해야 한다.

정부가 이월제한 조치를 취한 것은 초과 배출권 매매로 시장 안정화와 가격하락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업계는 정부 구상과 달리 시장 매도 보다는 사업자간 스왑거래에 관심을 보인다. 초과 배출권을 당장 시장에 내다팔기보다는 다른 사업자와 계약해 거래한 후, 향후 특정시점에서 같은 양의 배출권을 재매입하는 방안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사업자는 다른 사업자로 초과배출권을 넘겨도 2차 계획에서 할당량 차감의 패널티를 받지 않는다. 향후 돌려받거나 구매할 배출권을 어음 형태로 보유하면서 총 배출권 보유량을 확대할 수 있다. 업계는 향후 배출권 가격이 어떻게 변동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매매보다는 보유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크다. 여기에 초과물량이 배출권 시장에 대거 쏟아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배출권 가격 하락도 막을 수 있다.

업계는 현행법령상으로 정부가 기업 간 배출권 스왑거래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간 거래 역시 신고가 필요한 만큼 정부가 스왑 여부와 거래규모를 파악할 수 있지만 거래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대안으로 기업별 배출권 허용총량 등을 규제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실행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배출권 보유량을 계속 쌓아가고 시장 가격도 유지시키는 스왑거래가 시장 매도보다 유리하다”며 “이월물량 제한에 따른 배출권 가격 하락 효과가 정부의 기대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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