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친환경 산업단지 모델의 개발도상국 수출 길이 열린다. 터키가 자국 산업단지 개선 사업에 우리 '생태산업단지(EIP)' 모델 도입을 검토한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에너지 효율화와 재자원화 기술 수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관 베이셀 야얀 터키 과학산업기술부 차관이 '생태산업단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후 악수하고 있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관 베이셀 야얀 터키 과학산업기술부 차관이 '생태산업단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후 악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서울 코엑스에서 터키 과학산업기술부와 '생태산업단지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양국 간 친환경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EIP는 산업단지 간 배관 연결 등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업이 폐·부산물을 활용하는 모델이다. A공장에서 버려지는 열에너지 등을 B공장에서 재사용, 에너지 낭비와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재활용 모델이다.

양국 협력은 베이셀 야얀 과학산업기술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터키 정부대표단이 우리나라 EIP를 벤치마킹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방한하면서 이뤄졌다. 터키는 지난해 자국 산업단지에 EIP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 월드뱅크(WB)에 차관을 신청했다. MOU 교환으로 양국 간 협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터키는 EIP 기술·인력·정보교류와 함께 에너지 진단 및 효율기술 분야에서 협력한다. 양국 국장급 협의체도 신설 운영한다. 이인호 산업부 차관은 터키 정부대표단과의 면담에서 터키 산업단지 개발 사업에 우리 기업 참여 확대 등을 요청했다.

EIP 모델은 2005년부터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적용된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230여개의 에너지·자원 순환 성과를 거뒀다. 폐열·폐스팀 재활용 기술, 폐기물 재자자원화 기술 등을 통해 제조업의 생산단가를 낮추는 한편, 환경문제를 줄일 수 있어 개도국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EIP 모델은 방글라데시 치타공 산업단지와 베트남 호이칸 산업단지에서도 적용 타당성 컨설팅을 거쳤다. WB 등 국제금융기구가 신기후 체제 아래에서 개도국 산업성장 모델로 관심을 갖고 있다.

이날 함께 열린 '한-터키 생태산업단지 비즈니스 포럼'도 WB가 후원했다. 야얀 차관은 “한국의 EIP는 WB도 높이 평가한 친환경 모델”이라며 “WB가 협력할 예정인 터키 EIP 프로젝트에 한국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터키 측은 EIP 도입 이행전략을 우리 기업에게 소개했다. 일메즈 터키 과학산업기술부 국장은 5개 유형별 산업특구 특성에 맞춰 한국 기업 협력을 요청했다. 말콘 에너지천연자원부 심의관은 에너지 효율 분야에서 양국 기업 간 협력이 EIP 모델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인호 차관은 “터키와 EIP 협력을 양국 경제협력 모범사례로 발전시키는 한편 WB 등 국제기구와 협력도 강화해 우리 기업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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