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수주 경쟁에서 우리나라를 제치고 따낸 터키 시노프 원전 건설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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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아사히신문은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이 터키에서 추진 중인 시노프 원전 건설비용이 당초 계획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흑해 연안 시노프 지구에 원전 4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사업비는 당시 2조1000억엔, 한화 약 24조원 규모였다. 최근 정밀조사에서 일본 측은 원전 1기당 건설비용이 1조엔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4기를 모두 건설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4조엔 이상, 당초 공사비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준공 목표인 2023년을 지킬지도 불확실하다.

시노프 원전은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수주를 추진한 사업이다. UAE 원전 수출 이후 2번째 원전 수출 유력후보로 거론됐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캐나다 등도 수주전에 뛰어 들었다. 2013년 3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일본 기업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공사비가 늘어난 이유는 최근 원전 관련 안전기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가적으로 원전 안전 관련 기준이 강화돼 공사비도 늘어났다. 일본은 일단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터키 정부에 자금 지원과 원전 건설 후 판매전력에 대한 요금 인상 필요성을 제안할 방침이다. 터키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중도 포기 가능성도 있다. 시노프 사업은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투자를 조달에 원전을 건설하고, 이후 전력판매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IPP(민자발전) 방식이다. 공사비용이 올라가 타산성이 맞지 않을 경우 사업을 계속하기 어렵다. 다른 사업자에게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을 주친하던 도시바는 원전 사업자인 뉴젠의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뉴젠 지분인수에는 우리나라 한국전력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이 돼 도시바와 인수협상을 진행 중이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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