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도 시장에 따라 오르락내리락…정부, 전력구입비연동제 재추진

정부가 전력도매시장 가격에 따라 전기요금을 인상·인하하는 연동제 도입을 재추진한다. 2011년 한 차례 무산된 뒤 7년여 만이다. 연동제가 시행되면 지금처럼 다수의 원전이 정비에 들어가 대체로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전력을 많이 사용할 때는 전기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분당복합화력발전소 야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분당복합화력발전소 야경.>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전력구입비연동제' 도입을 위한 연구 용역을 다음 주 마무리한다고 18일 밝혔다. 산업부와 한전은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연동제 도입 방안을 수립하고, 기획재정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연동제 도입은 2016년에 불거진 주택용 전기요금누진제 논란이 배경이다. 당시 누진제에 대한 사회 불만과 함께 전기요금의 투명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원가에 입각한 가격 체계 정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산업부는 당시 누진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전력구입비연동제 도입을 시사했다. 한전은 지난해 8월부터 AT커니와 삼일회계법인 컨소시엄을 용역 사업자로 선정,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는 올해 1월에 마무리하려 했지만 보완, 수정을 위해 연장했다.

연동제 연구안은 한전이 전력 거래 시장에서 구입하는 비용에 따르는 소매 전기요금 변화 폭을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매전력시장 기준가격(SMP)과 실제 한전이 발전사에 지불하는 정산금에 따라 전기요금은 달라질 수 있다. 국제유가 등 연료비 상승으로 도매시장 가격이 오르면 한전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전기요금도 인상된다. 원전, LNG, 석탄 등 발전원 비중에 따라서도 전기요금은 달라진다.

연동제를 도입하면 전기요금에 대한 정치권과 정부 개입이 줄어든다. 지금까지 전기요금 인상·인하는 시장이 아닌 정치권과 정부 판단에 따라 결정됐다. 앞으로는 발전사 판매가격이 소매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신호탄이 된다. 우리나라 전력 시장 개설 이후 처음으로 도매와 소매시장 가격이 연결된다.

연동제가 시행돼도 전기요금이 수시로 변경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요금이 민생 물가에 직결된 만큼 변동 횟수를 최소화, 사회 부담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연료비연동제가 적용되고 있는 도시가스요금이 두 달에 한 번 가격을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다. 변동 폭이 커지면 가스 시장에서 사용한 미수금 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전력구입비가 많이 올랐을 때 인상분을 미수금으로 쌓아 뒀다가 시간을 두고 미수금을 줄여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식이다.

전력업계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그동안 비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던 전력 도매 시장 문제의 해소를 기대하면서도 실제 도입 여부에는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전력 도매·소매 시장 연계의 필요성과 관계없이 사회 여론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사회 인식이 형성되지 않으면 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과거 연동제가 국제유가 급등으로 무산된 만큼 대외 환경 요인에 대한 안전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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