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질소산화물 등 각종 유해물질 배출을 대폭 줄인 친환경 액화석유가스(LPG) 선박이 내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세계 최초로 해상에서 LPG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 허브와 인프라도 국내에 구축한다.

대한LPG협회는 25일 부산 한국선원센터에서 GE 등 관련 기업과 'LPG 선박 벙커링 허브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약식'을 열었다.

협약식에는 가스터빈엔진 기술을 보유한 GE, LPG 선박 사업 주관사 현성MCT, 선박 운영사 영성글로벌, 선박설계회사 극동선박설계, 선박관리회사 딘텍, 가스연료공급장치(FGSS)와 연료탱크 개발 회사 앤써, 프랑스선급, 조선사 유일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내년 운항을 목표로 연안 카페리선을 비롯한 친환경 LPG 선박에 해상에서 LPG를 공급할 수 있도록 벙커링 허브와 인프라 구축 업무를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한국은 세계 최초로 LPG 벙커링 허브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친환경 LPG 선박 연료 공급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LPG 업계는 GE 등과 함께 2016년부터 친환경 LPG 연료 선박 개발을 추진했다. 그동안 선박 설계와 안전성 검토를 완료했으며, 내년에 선박을 인도 받아 운항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선박 연료로 LPG를 공급하기 위한 시스템을 조성하고, 나아가 '십투십(SHIP-TO-SHIP) LPG 벙커링 시스템'도 구축한다.

개발 중인 LPG 선박은 국내 연안 노선과 한·중 또는 한·일 국제항로 등에 여객과 차량을 함께 싣는 카페리선 형태로 투입된다. 올해 1분기 중 LPG 여객선이 운행될 노선을 확정하고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해 내년에는 국내 최초 LPG 선박을 선보인다.

LPG 선박은 벙커C유를 사용하는 기존 선박에 비해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미세먼지(PM) 등 배출량이 80%가량 적어 친환경적이다. 가스엔진 무게와 크기가 기존 디젤엔진보다 크게 줄어 선박 설계 시 공간 활용도가 높으며, 에너지 효율성이 한층 강화돼 운항비도 절감된다.

LPG업계는 오는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LPG 등 가스 연료 추진선이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최대 LPG 공급업체인 아스토모스도 2020년까지 LPG를 연료로 하는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개발에 나서는 등 LPG 선박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1월부터 'LPG 추진선박 도입 타당성 및 안전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LPG 선박의 경제성과 안전 요건을 조사해 가스연료 추진선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구범수 현성MCT 대표는 “LPG 추진선 개발만큼 선박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사업을 계기로 LPG 벙커링 허브와 인프라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석 대한LPG협회장은 “LPG 추진선은 연안 지역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는데 효과적인 대안”이라며 “국내 LPG 산업뿐만 아니라 조선사와 해운업계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