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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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에는 현재 에너지 정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분야가 있다. 바로 해외 자원 개발이다. 자원 개발은 국가 에너지 수급의 시작점으로, 과거 에기본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1차 에기본은 자원 개발의 시발점이었다.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자주개발률'이라는 개념이 언급됐다. 정부는 해외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 우리 기관·기업의 투자 확대를 부추겼다. 국제 유가가 140달러 선까지 치솟던 상황에서 자원을 수입만 하지 말고 지분 투자·인수 등을 통해 우리가 직접 확보하자는 취지였다.

2차 에기본은 자원 개발의 명암이 갈린 순간이다. 무분별한 해외 자원 투자로 부실 의혹이 제기되면서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안팎을 오르내리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스 수요 증가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상승하는 등 자원 리스크가 상존했다. 이에 따라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의 대규모 구조 조정 대신 자원 개발 공기업 내실화 등 소극 정책에 그쳤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사실상 해외 자원 개발 정책은 실패했다. 부실·비리 논란이 일면서 국정조사까지 열렸다. 과거 정권의 자원 개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지금도 에너지 업계에선 좀처럼 '자원'이란 단어를 쓰지 않는다. 그 사이 국제 유가는 폭락,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에너지 업계는 1, 2차 계획을 거치는 동안 고배를 들이킨 자원 개발 정책이 3차에 담길 지 주목했다. 과거처럼 개발이나 투자는 아니라 하더라도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에너지 다원화와 수급 채널 확대 방안은 담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자원 개발은 시장에서 기피 대상이다. 자원 개발을 주도한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는 구조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다수 민간 기업도 자원 개발 사업에서 철수한 지 오래다.

최근 자원 시장은 다시 상승 사이클 기조를 보이고 있다. 기후 변화와 온실 가스 감축 분위기에도 유연탄은 톤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신고가를 형성했다. 중국의 가스 난방 사업이 늦어지면서 유연탄 소비가 늘고, 주요 생산국 가운데 하나인 인도네시아의 우기가 계속되는 악재가 겹치면서다. 국제 유가는 최근 브랜트유가 배럴당 70달러를 찍는 등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주요 광종의 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 정부 시절에 과오가 있었지만 자원 개발 정책을 등한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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