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활선 전기공사 신형 작업도구인 '스마트스틱'의 현장 도입이 연기됐다. 도입을 놓고 벌어진 한국전력과 전기공사업계 간 갈등도 급한 불을 껐다.

스마트스틱 사용에 대한 업계의 불편 호소가 여전한데다 마땅한 개선책이 없어 근본적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스마트스틱을 이용한 작업 모습
스마트스틱을 이용한 작업 모습

한국전력은 올해 1월 1일로 예정됐던 전 협력사 스마트스틱 도입 시기를 다음달 1일로 연기했다고 9일 밝혔다. 협력사 장비 보유여부 실사도 지난달 28일에서 이달 31일로 연기했다. 한전은 남은 한달 동안 한국전기공사협회와 업계 불만, 요구사항 등을 협의해 개선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본지 2017년 12월 27일 2면 참조>

전기공사협회는 전국 시도회를 통해 스마트스틱 사용에 대한 요구사항을 수렴 중이다. 현재 제기되는 불만 다수는 스마트스틱을 사용한 작업이 불편하고, 작업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관련 품셈이 정립되지 않은 것도 논란 거리다. 스마트스틱의 수입판매 가격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는 이 때문에 한전의 스마트스틱 도입을 강하게 반대했다. 한전은 전기공사 작업시 작업자 안전을 이유로 스마트스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입 유예로 공사현장의 갈등 폭발은 미뤘지만 업계의 불만을 해소할 대책은 제시되지 않았다.

한전은 전 협력사에 스마트스틱 사용을 강제하지 않고, 필요한 경우 기존 장비를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허용해 일부 대안을 마련했다. 스마트스틱 수입판매사에 대한 특혜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기존 장비도 스마트스틱보다 무거워 실제 작업 개선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품셈에 대한 해석도 엇갈린다. 공사 업계는 현장 작업자가 장비 사용을 어려워하고 작업시간도 길어진 만큼 별도 품셈 적용이 필요하다는 요구했다.

한전은 신규 장비 숙련도 문제로 품셈 정리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품셈 추가 반영이 필요하다면 업계가 관련 증빙을 통해 공식적으로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마트스틱 도입 유예기간이 짧은 점도 변수다. 한달이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개선책을 마련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지금 분위기라면 도입시기를 재연장할 가능성도 있다.

한전 관계자는 “우선 목표는 전기공사업계와 협의해 다음달부터 전 협력사에 스마트스틱을 도입하는 것”이라며 “작업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다면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용해 개선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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