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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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2차 계획기간(2018~2020년)이 시작되는 새해에도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할 수 없는 수급불균형이 이어질 전망이다. 배출권 할당량이 부족한 기업은 필요할 때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할 수 없다는 불안요인을 또 다시 떠안아야 한다.

2018년 탄소배출권시장 전망. [자료:에코시안 탄소배출권리서치센터]
2018년 탄소배출권시장 전망. [자료:에코시안 탄소배출권리서치센터]

에코시안 탄소배출권리서치센터는 1일 새해 배출권 시장 수급불균형이 지난 1차 계획기간(2015~2017년)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매도자가 등장할 때만 거래가 이뤄지는 '천수답 매매'가 2차 계획기간에도 지속된다. 배출권 수요 초과는 가격상승과 과징금 부담 우려 증폭을 가져온다.

배경은 새해 경기 성장세와 배출 예상치의 85%로 낮춘 적은 할당량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는 부분이 추가 반영될 수 있다는 요인도 작용한다. 유일한 배출권 공급원은 잉여업체 이월물량 유입과 정부 보유 시장안정화 물량(MSR) 뿐이다. 배출권 공급량 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기업 잉여분 보유심리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출권 잉여업체는 2차 계획기간에 대한 정책적 불확실성(할당량) 때문에 이월한도인 '연평균 할당량의 10%+2만톤'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3%대 초반 경제 성장세가 전망됨에 따라 에너지와 전력 소비증가가 이어지고, 기업은 부족한 탄소배출권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탄소배출권리서치센터는 특정 세력의 의도적인 시장 개입 시도가 없다면, 새해 배출권 가격은 2017년도 정산이 마무리되는 6월까지 이월 초과물량 출회와 정부 가격하향 안정화 의지를 감안해 다소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새해 상반기 배출권 가격은 톤당 2만2000원에서 1만8000원대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이보다 다소 상승한 톤당 2만3000원에서 2만원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배출권 잉여업체는 하반기에 시장에 물건을 내놓고, 부족업체는 상반기에 매입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

공급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기 때문에 배출권 잉여업체가 매도해도 호가를 높이면서 체결가격을 끌어 올리는 '가격 결정자'로 참여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난달 톤당 2만8000원까지 가격이 급등했던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배출권 가격 상승은 기업에 구매비용 부담 증가와 거래가격 3배까지 부과되는 불이행 과징금 폭탄 우려로 이어진다. 탄소배출권리서치센터는 '아랫돌 빼서 위돌 막기' 식 차입한도(10%) 대응은 자체 감축과 시장 대응 후에도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마지막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선 센터장은 “새해에도 유동성 공급 부족은 지속적인 배출권 가격상승 압박 요인이며 아킬레스건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월한도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해 잉여업체의 배출권 매도를 유도하던지, 조속한 시장 조성자 제도와 배출권 경매제도, 파생상품 도입과 제3자 시장참여 허용 등 거래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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