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고순도 PX '수출 첨병' SK인천석유화학을 가다

영하 11도, 체감온도는 영하 19도. 혹한이 몰아친 지난 13일 오전 SK인천석유화학의 수출 부두를 찾았다. 생산공장에서 약 10㎞ 떨어진 부두로 차로 이동해 내려서는 순간 만난 것은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

김홍섭 SK인천석유화학 총기술장이 PX 수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김홍섭 SK인천석유화학 총기술장이 PX 수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부두에서는 중국 다롄으로 향할 선박에 고순도 파라자일렌(PX) 선적이 한창이었다. 중국으로 향하는 PX 수출배는 한 달에 20여척. 휴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쉬지 않고 PX를 선적해야 맞출 수 있는 스케줄이다. 1만톤 규모 선박에 PX를 모두 선적하는 데 14시간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이 부두에는 항상 PX 선적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SK인천석유화학은 99.99% 고순도 PX를 공급하기 때문에 PX를 선적할 때 전용 '로딩암'을 사용한다. 순도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과 로딩암을 공유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선적 작업에 걸리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PX 선적 작업중인 선박. [자료:SK이노베이션]
<PX 선적 작업중인 선박. [자료:SK이노베이션]>

부두에서 만난 김홍섭 SK인천석유화학 총기술장은 “고순도 PX 상태를 유지하고 혹시라도 불순물이 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용 로딩암을 사용한다”라며 “고품질 제품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번거롭더라도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총기술장은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연간 130만톤의 PX를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라면서 “인천항에서 중국 대련까지 항해하는 시간은 대략 36시간 정도이며,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항해로서는 가장 짧은 거리”라고 설명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중국과 동남아 국가 수출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인천 서구 위치한 SK인천석유화학은 원유 정제를 담당하는 메인 콤플렉스와 송유관과 제품저장탱크, 부두가 있는 율도 터미널로 이뤄졌다. 초경질 원유(콘덴세이트) 기반 정제능력은 하루 27만5000배럴로 전체 85% 정도는 석유제품을 나머지는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원유를 정제해 판매하는 단순정제시설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2년 1조6000억원의 과감한 석유화학 고도화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대중국 수출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을 갖추고도 단순 정제시설로만 구성돼 경쟁사 대비 열위인 설비경쟁력으로 인해 좀처럼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자를 통해 전형적인 정유공장에서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기지로 거듭나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중동, 동남아, 아프리카, 미주 등 원유도입선의 다변화를 추진했다.

PX 선적 작업중인 로딩암.
<PX 선적 작업중인 로딩암.>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해 374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도 2561억원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 정제에 그치지 않고 선제적으로 미래 수익성을 고려해 고부가가치에 방점을 두고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게 주효했다.

연 130만톤 생산능력을 갖춘 PX공정은 현재 100% 가동률로 월 평균 80만배럴의 PX제품은 대부분 중국에 수출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 전경. [자료:SK이노베이션]
<SK인천석유화학 전경. [자료:SK이노베이션]>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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