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깔고', LG는 '만들고'...고효율 직류가전 생태계 만든다

한국전력공사와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순수 직류(DC) 전원만을 사용하는 가전 생태계를 조성한다.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설비에서 가정까지 이어지는 DC 배전망을 구축한다. LG전자는 가정으로 들어오는 DC 전원을 별도의 전환 없이 바로 사용하는 가전제품을 생산한다. 신재생에너지와 가전제품이 이어지는 새로운 DC가전 생태계로 에너지 효율 개선이 기대된다.

LS산전이 개발한 HVDC 변환용 변압기.(자료사진)
<LS산전이 개발한 HVDC 변환용 변압기.(자료사진)>

한전과 LG전자는 30일 LG전자 창원 R&D센터에서 직류 전력 공급 신배전 환경 구축을 위한 'DC 상용화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상용화 수준 DC 송배전 솔루션을 개발하고 DC가전 생태계 조성 사업을 펼친다.

DC 기반 신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테스트베드로 'DC 타운'을 공동 조성한다. DC 전력 공급과 DC 가전기술 표준화에도 협력한다. DC 가전을 활용한 홈 전시관을 구축하고 사업 성과를 공유한다. 상용화 공동 연구를 통해 기술 교류와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한다.

두 회사는 DC 가전 생태계를 구축할 첫 지역으로 전남 진도군 서거차도를 꼽았다. 서거차도는 한전과 LS산전이 내년을 목표로 DC 배전선로를 구축하고 있는 곳이다. 200㎾ 태양광 발전, 100㎾ 풍력발전기, 1.5㎿h 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한다. 지역 주민이 사용하는 전기카트용 직류 전기충전기, 직류 가로등, 직류 가전제품을 보급한다는 목표다.

제주-해남 간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장거리 송전 분야에 DC 기술이 사용됐지만 배전망 단계까지 포함한 DC 체계 구축은 세계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 DC 전용 가전제품까지 이어지는 상용화 수준의 전 주기 DC 산업 사이클 구축은 세계 처음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교류(AC) 방식으로 전달된다. 가전제품은 DC를 사용한다. 각 가전제품은 AC를 DC로 변환하기 위해 컨버터를 사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

반면에 태양광·풍력 발전기에서 생산한 DC 전기를 가정에서 그대로 사용하면 에너지 효율이 약 10% 올라간다. 같은 가전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발전소 수가 줄어드는 셈이다.

가전업계도 직류가전을 차세대 먹거리로 점 찍고 연구개발(R&D)을 추진해 왔다. 직류가전은 에너지 효율 향상은 물론 전력 계통의 안정성 향상과 전자파 저감 등 장점이 많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직류 가전은 전력 변환 과정에서 손실을 줄여 효율이 높아지고, 에너지 절감으로 친환경성도 좋아진다”면서 “직류를 이용하는 인프라 확대에 맞춰 가전도 직류 중심으로 빠르게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전과 LG전자는 DC 배전망 공동 사업을 통해 DC 가전산업을 선도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와 분산 전원 시스템의 전 세계 확대로 DC 배전망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양사는 2020년까지 DC 배전과 가전 상용화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한전 관계자는 “배전망은 물론 가전제품에까지 DC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면서 “DC 신배전 비즈니스 솔루션이 완성되면 그동안 송배전 과정에서 낭비된 전력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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