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기업도 묘수 못찾는 학교 태양광 사업

학교 옥상 태양광 시장이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지난해 전력공기업이 뭉쳐 총 투자비 6000억원 규모 대형 사업을 추진했지만 실적은 초라하다. 학교 입장에서는 별도 비용 없이 옥상부지만 대여해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지역과 학부형 민원을 우려해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옥상 태양광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옥상 태양광>

한국전력은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학교 옥상 태양광 준공 실적이 11건이라고 13일 밝혔다. 시공 중인 학교는 11곳, 인허가 단계 사업 96개, 설계 73개로 준공을 포함해 추진 중인 모든 사업을 합쳐도 195개 학교에 그친다. 2020년 2500개 학교(300㎿) 보급 목표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실적이다.

학교 태양광 사업은 학교 옥상을 빌려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후 생산된 전력을 한전에 판매해 수익을 학교에 임대료로 지급하는 모델이다.

한국전력은 한국수력원자력·한국남동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남부발전 6개 전력그룹사와 함께 '햇빛새싹발전소'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1년 넘게 학교 태양광 보급에 매달렸다. 신재생 사업자가 학교 옥상 부지 활용에 어려움을 겪자 전력그룹사가 직접 나서 시장을 개척하고 신재생 확대를 꾀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다.

성적은 기대 이하다. 사업 추진을 위해 학교 옥상 임대료 산정기준을 신설하는 등 공유재산 운영기준까지 개정하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적으로 학교 태양광의 높은 장벽을 넘지 못했다.

수익성 측면만 보면 학교가 옥상 태양광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옥상 부지를 제공해 태양광 설치 계약을 맺으면 1회에 한해 750만원 설치지원금과 매달 1㎾당 4만원 임대료(1년 약 400만원)를 받는다. 여기에 신재생 체험 교육장 구축, 자가용 태양광 모니터링 지원 등도 제공된다.

여러 이점에도 학교가 태양광 설치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민원과 혐오감 때문이다. 아파트와 주택단지 내 학교 옥상에 태양광이 들어설 경우 민원과 함께 학부모의 불만제기가 부담이다. 수험생의 학습을 방해한다는 학부모의 불만은 치명적이다.

학교 태양광이 연구시설로 분류돼 지방의회의 설치 동의가 필요한 것도 장벽이다. 최근에는 학생에게 전자파 위험이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전 측은 학교 태양광에 중립적인 반응을 보이는 교육청을 대상으로 지속 홍보하고, 설치장소 다각화 추진 등으로 해법을 마련할 계획이다.

학교 운동장 스탠드를 태양광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여기엔 운동장 임대수익 규정과, 옥상 대비 낮은 신재생 공급인증서(REC) 비중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학교와 전력그룹사의 윈윈 모델로 옥상 태양광 사업을 시작했지만, 당초 계획만큼 실적이 좋지 못하다”며 “지역민원과 학부모 우려에 학교장과 지자체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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