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로 수량과 수질 등 물관리를 통합하는 방안을 두고 전문가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대립했다. 효율적인 물관리 실현을 위해 일원화가 시급하다는 측과, 수자원 관리는 통합하더라도 조직을 일원화를 졸속으로 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맞섰다.

금강 공주보. [자료:환경부]
금강 공주보. [자료:환경부]

8일 열린 국회 물관리일원화 협의체 공청회에서는 통합 물관리 방법론을 둘러싸고 전문가들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공청회에서 허재영 충남도립대 총장, 윤주환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환경부로 물관리일원화를 주장했다. 김승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윤용남 고려대 명예교수는 조직 일원화를 졸속으로 결정하면 안된다며 신중론을 견지했다.

허재영 총장(지속가능한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 운영위원장)은 “환경부로 통합 물관리가 이뤄지면 안전한 물 환경 조성, 수량·수질을 종합 고려한 하천관리, 물 갈등 해소, 효율적인 물 공급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기상청, 홍수통제소, 과학원 등 관리기관 전문성과 정보 연계 강화로 과학적인 재해예측·예방 대책 마련이 가능하고, 댐과 보 저수 및 방류량 조절을 통해 하천 기능 회복과 효율적으로 물을 배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주환 교수도 “물 순환계 통합관리는 세계적 대세”라며 “환경부로 물관리를 일원화하고, 물관리 통합에 관한 선언적 법인 물관리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반해 김승 선임연구위원은 “통합 수자원관리가 필요하지만, 부처나 업무별로 전문 영역은 필요하다”며 “통합 물관리를 위해 조직을 일원화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환경부 중심 물관리 일원화가 매년 되풀이되는 재해, 수질오염 등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은 “그동안 물관리와 관련해 발생한 문제는 물관리 조직이 일원화되지 않아서 발생된 문제가 아니라,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주무부처나 조정권한을 가진 위원회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산하에 국가물관리위원회와 같은 조직을 설치해 체계적인 물관리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중앙부처 물관리 조직 통합보다 장기적으로 지방분권과 유역별 통합물관리계획 수립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윤용남 고려대 명예교수도 “물관리 정책을 졸속 결정하면 지난 20여년간 겪은 재정적, 행정적 손실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국익차원에서 환경부로 물관리일원화는 일단 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조직의 일원화, 단일화가 통합수자원 관리 목표 달성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환경부로 물관리일원화 방침 결정의 배경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주도한 국토교통부에 대한 징벌적 조치 일환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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