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현재 적자구조에 빠진 천연가스발전 시장부터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할 발전원으로 가스발전을 활용하기 위해 비용보상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양성배 전력거래소 전력계획처장이 8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에너지포럼에서 가스발전 시장과 개선방안에 대해 강연했다.
양성배 전력거래소 전력계획처장이 8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에너지포럼에서 가스발전 시장과 개선방안에 대해 강연했다.

한림공학한림원은 8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에너지 전환기의 가스발전의 역할'을 주제로 에너지포럼을 개최했다. 현재 가스발전 시장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 등을 모색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시장에서 가스발전이 상대적 차별을 받고 있다고 진단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제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양성배 전력거래소 전력계획처장은 기조강연에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의 에너지전환 계획을 소개하며, “2023년 이후 약 3GW 가스발전소가 필요하지만 현 전력시장에서 가스발전을 위한 편익은 없다”고 지적했다.

양 처장은 “지금 가스발전은 전력도매가격 하락과 기동비, 환경처리 비용 등이 발전비용에 반영되지 않아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보상체계를 현실화하고 비용정산 단계에서 계통·환경 기여도 비중을 재조정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태병 SK E&S 전력사업부문장은 정부가 탈원전·탈석탄 정책을 펴고 있지만, 당분간 가스발전시장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 정권 내 신규 가동하는 원전과 석탄발전소가 있는 만큼 현재 20% 수준의 가스발전 비중이 1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차 부문장은 “가스발전 정산비용 현실화와 다른 연료와의 조세 공평성 등이 있어야 한다”며 “저유가와 셰일혁명이 진행 중인 현 시점에서 우리가 굳이 석탄화력을 고수할 이유가 있는 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원 에너지홀딩스그룹 대표는 자원개발에서부터 발전까지 가스산업 전체의 통합적 고찰을 주장했다. 미국이 제기하는 무역 불균형 문제를 셰일가스 수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온기운 숭실대 교수는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가스발전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언급하며 민간발전사의 자생력을 키우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온 교수는 “발전공기업은 한전이 수익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주는 반면, 민간발전사는 이런 장치가 없어 불평등한 환경”이라면서 “신재생 백업(보완)으로 가스발전을 활용하려면 비용 보상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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