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표준'을 선점한 나라가 곧 기술강국입니다. 우리나라가 표준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동희 국가기술표준원장은 '표준'을 '공기'에 비유한다. 산업, 일상생활 어디에나 필요하지만 중요함을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신산업 표준 선점이 화두로 떠올랐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사각지대에 놓인 제품안전관리 중요성도 부각됐다. 대기오염으로 공기의 중요성이 재인식되는 상황과 비슷하다는 게 정 원장의 설명이다.

정 원장은 “지금이 우리나라 표준 경쟁력 강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면서 “다행히 정부 관심이나 국내외 환경 등 여건이 좋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표준·인증 신속인증제 운영을 확대하고, 범부처 무역기술장벽(TBT) 대응지원센터 운영 방안을 국정과제에 담았다. 정부가 국정과제에 표준 관련 과제를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 행사인 국제전기표준회의(IEC) 총회도 내년 10월 부산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IT), 전기전자 산업 강국이지만 표준분야에서는 위상이 그만큼 높지 않았다. IEC 총회 유치는 표준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달라진 위상을 의미한다.

정 원장은 “IEC 총회 개최를 계기로 '전기전자 표준분야 선도그룹 진입' 'IEC 상임이사국 진출' 등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올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IEC 총회에서 표준 정책과 전략을 논의하는 최고 의결기구인 CB(이사회)와 SMB(표준화관리이사회) 임원으로 각각 강병구 국표원 표준정책국장, 한진규 삼성전자 그룹장이 선출됐다. 정 원장은 “새로운 산업, 기술 표준 수립시 우리나라가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진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정 원장은 표준 경쟁력 강화의 열쇳말로 '소통'과 '협업'을 제시했다. 생산자와 소비자, 정부와 국민, 부처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소통과 협업을 기반으로 표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가 범부처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는 최근 소비자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시중에 유통되는 비관리제품의 범부처 안전관리체계를 확립했다.

매년 유통매장(온라인 1곳, 오프라인 1곳 등) 등록제품을 전수조사해 비관리제품을 발굴하고, 전문가를 통해 위험요소를 평가한다. 소비자 위해 우려가 있는 품목은 제품안전정책협의회를 통해 소관부처를 정해 관리한다.

정 원장은 “그동안 소비자, 부처 간 소통 부재로 표준이나 안전관리 사각지대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부처 간 협력 촘촘한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TBT 대응도 강조했다. 정 원장은 “TBT 대응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표준 선도, 국내 제품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국표원의 핵심 업무”라면서 “해외 국가와 상호인정 협정을 확대하고 표준시스템의 개도국 수출을 늘려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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