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상하개폐형 승강장 스크린도어가 프랑스에 수출된다. 상하개폐형은 열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위치가 일치해야 하는 좌우형과 달리 다양한 열차에 모두 적용 가능해 여러 열차가 오고가는 철도 플랫폼에 사용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원장 김병수)은 국내 기업인 에스트래픽과 프랑스철도청(SNCF)가 '상하개폐형 승강장 스크린도어'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스크린도어는 진흥원의 철도기술연구사업의 연구성과로, 한국교통연구원이 개발했다. 에스트래픽이 한국교통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사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상하개폐식 스크린도어
상하개폐식 스크린도어

지하철에서 많이 쓰이는 좌우 개폐형 스크린도어는 철도 역사에는 사용하는 데 한계가 많았다. 열차마다 출입문의 위치가 달라, 도어 위치가 고정된 좌우 개폐형 스크린도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하 스크린도어는 열렸을 때 문이 들어갈 공간이 좌우가 아닌 상·하에 위치하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열차에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열차가 드나드는 프랑스 역사에 제격이다.

'상하 스크린도어'는 그간 사업화 실적이 없어 국내·외 철도운영기관에서 도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프랑스 수출계약 체결로 세계 2조원 규모인 '다양한 차종이 정차하는 승강장 스크린도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계약 금액은 400만 유로(한화 약 53억)다. 이 계약은 2018년 3월 말까지 파리 방브 말라코흐(Vanves Malakoff)역에 '상하 스크린도어'를 설치 완료하고 1년간 운영 및 유지·보수를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국내 기업인 에스트래픽 등이 설계·제작·시운전을 담당하고, 프랑스 기업인 브이그(Bouygues)가 시공과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프랑스 철도청은 “이번 계약을 통해 '상하 스크린도어' 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이 확인되면 프랑스 380여개 철도역사에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병수 국토진흥원장은 “상하 스크린도어 기술 개발 과정에서 제품 상용화를 위해 국제표준인 '안전 무결성 인증'을 받도록 연구방향을 전환한 것이 유럽의 기술 장벽을 넘어서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고 언급하며, “이번 계약이 '상하 스크린도어' 기술을 세계시장에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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