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에 올해 연간기준 사상 최고실적 갱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허리케인 '하비' 덕분에 3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되고, 4분기 들어 치솟는 국제유가와 견조한 정제마진, 석유화학 호황사이클 지속 등 실적 확대 긍정요인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정유공장. [자료: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정유공장. [자료:SK이노베이션]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 현대오일뱅크를 시작으로 다음달 초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에 이어 GS칼텍스 등 정유사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3분기 실적은 지난 8월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영향으로 좋아질 전망이다. 태풍이 미국 내 정제설비의 30%가 밀집된 텍사스지역을 강타하면서 엑슨모빌과 아람코 등 글로벌 정유회사의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정유업계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 남기는 이익)이 2분기 배럴당 5.7달러에서 3분기엔 9.3~11.3달러로 크게 올랐다. 정제마진 강세에 힘입어 3분기 정유4사 영업이익 합계액은 2조300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9780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영업이익은 1조280억원, 에쓰오일은 5030억원이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3분기에 각각 4900억원과 3500억원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다음 주 실적발표에서 증권사 컨센서스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면 올해 3분기까지 정유4사 영업이익은 5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사상 최고 실적을 냈던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 5조 7000억원보다 약 10% 적은 규모다.

정유업계 3분기 실적개선이 예고됨에 따라 올해 다시 한 번 사상 최고 실적을 갱신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해 4분기 정유 4사 영업이익 합산 2조3414억원보다 약 15% 많은 3000억원 가량 영업이익을 더 올리면 최고 실적을 기록한다.

분위기는 좋다. 4분기 들어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유사가 미리 들여온 원유 재고 평가액이 늘어난 것이 긍정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정유사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 6월 46달러로 떨어졌지만 이달엔 배럴당 55달러까지 올랐다. 배럴당 10달러 가깝게 유가가 오르면서 정유사마다 수천억원의 재고평가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화학 호황 사이클이 4분기에도 계속 이어지는 것도 실적개선 요인으로 작용한다. 북미 공급 증가에도 에틸렌 호황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저유가·투자비 증가 등으로 기존에 계획된 북미 프로젝트 등 신증설이 지연되거나 재검토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야경. [자료: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야경. [자료:SK이노베이션]

10월 현재 배럴당 7.3달러 수준을 기록한 정제마진이 견조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저유가, 환경 규제 등으로 기존에 계획된 정제설비 신증설이 지연되며, 2017~2019년 아시아·중동 증설분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수요 호조로 세계 주요 지역 정제설비 가동률이 90% 중반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재고 감소로 견조한 정제마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비수기인 3분기에 호실적이 예고되면서 연간기준 사상 최고 실적 갱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정유와 화학분야 모두 실적개선 긍정요인이 있기 때문에 지난해 정유 4사가 기록했던 영업이익 8조원을 넘어설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2016~2017년 정유4사 분기별 영업이익과 전망치

[단위:억원]

[자료:업계,증권사 취합]

2017년 월간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단위: 배럴/달러]

[자료:업계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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