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 무인회수기가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무인회수기를 설치하면 수거율이 대폭 상승하고, 반환 시간은 절반으로 줄어들어 반환자와 수거자가 동시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를 찾은 고객이 빈병 무인회수기를 이용했다.
마트를 찾은 고객이 빈병 무인회수기를 이용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소비자 반환 편의를 위해 전국 51개 대형마트에 108대 빈병 무인회수기를 시범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지난 4월부터 실시한 운영실태 평가에 따르면 무인회수기 설치 이후 하루 평균 1184병이 회수돼 설치 이전에 비해 약 54% 증가했다.

빈병을 반환받는 소매점에서는 무인회수기 설치 이전 1일 1000병을 수작업으로 반환받고 선별하는데 약 3시간 45분이 소요됐다. 하지만 무인회수기 설치 이후에는 1시간 39분으로 절반가량 시간이 절약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인회수기 설치에 따른 일일 수거량 증가 효과. [자료: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무인회수기 설치에 따른 일일 수거량 증가 효과. [자료: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무인회수기를 이용하는 소비자 10명 가운데 약 8명은 이용이 '아주 편리하다'고 응답했다. 무인회수기 설치 소매점도 10명 가운데 7명(68.6%)이 설치에 만족했다. 기기 유형별로는 독립형 이용자는 76.3%가 만족했고, 처리속도와 사용법 등이 상대적으로 편리한 매립형은 이용자의 89.5%가 만족했다.

보증금을 수령하는 방식도 종전 소비자불편센터 등 대면을 통해 반환받는 방식에서 무인회수기에 반납하고 영수증만 가지고 보증금을 돌려받기 때문에 편리하다고 답한 비율이 68%를 기록했다.

무인회수기 이용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사용한 빈병을 반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빈 용기를 어디서 가져오는가라는 조사에서 본인이나 가족이 마신 병을 가져오거나는 일부 이웃으로부터 모아서 가지고 오는 경우가 70.8%며, 다른 집에서 내놓거나 거리에서 모은 병은 29%에 불과했다.

빈용기 수집처별 현황. [자료: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빈용기 수집처별 현황. [자료: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무인회수기 설치로 소비자 반환 증가와 함께 소매점에서도 친환경적 이미지 향상과 수거공간이 쾌적해지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인회수기 시범설치가 일부 대형할인 마트로 한정돼 있어 해당 점포에서 고객 편의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정부의 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실천하고 있다는 긍정적 이미지도 소비자에게 인식시켜 줄 수 있다.

과거 수작업으로 빈병을 수거할 때는 고객센터 내외부 공간에 수거된 빈병을 쌓아 미관상 지저분해지고 술 냄새 등 악취가 있었지만, 무인회수기 도입으로 수거 공간 주변이 쾌적해졌다. 소비자는 빈용기 반환을 위해 직원과 대면하는 심리적 부담감도 해소할 수 있다.

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시범 설치한 무인회수기는 노르웨이가 제작한 것으로 1기당 1회 600여병을 회수할 수 있는 매립형과 1기당 1회 200여병을 회수할 수 있는 커피 자판기 형태의 독립형으로 구성됐다.

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국내에서도 시범사업 이후 양산을 위해 2개 업체가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시 금천구, 과천시 등과 현장 시범운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빈병 무인회수기.
빈병 무인회수기.

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관계자는 “무인회수기가 소비자 반환 편의를 제공함과 동시에 소매점 관리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성과평가 결과를 토대로 향후 확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무인회수기 이용 전반적 만족도(%)

*무인회수기 이용자(400명) 및 관리자(51명) 대상, 1:1개별면접방식(2017.5.11~22, CBP)

[자료: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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