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2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한국산 등 수입 태양전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권고 결정을 앞두고 업계에 긴장감이 돈다.

대표업체인 한화큐셀은 태양광제품 생산량의 40%가 미국으로 수출된다. 경쟁사인 중국 업체는 이미 반덤핑 관세를 부과 받고 있어 세이프가드 판정에 따른 추가 영향이 미미하다. 한화큐셀로서는 '실'은 있어도 '득'은 없는 상황이다.

20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국에서 열린 세이프가드 공청회에서 한국태양광산업협회와 한화큐셀 등이 한국을 세이프가드 발동 대상국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판결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프가드가 미국 산업보호를 위해 발동되는 것인 만큼 국내 태양광업계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무역불균형 국가로 지목했다는 점 역시 우리나라가 세이프가드 대상국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미국으로 태양광제품을 다량 수출하는 한화큐셀은 곤란해졌다. 세이프가드 판정에서 한국이 포함되지 않아도 지금과 동일한 상태가 유지되는 정도다. 이미 경쟁사인 중국산 제품에는 반덤핑관세가 부과되고 있기 때문에 세이프가드 발동 건으로 한화큐셀이 더 누릴 수 있는 반사 이익은 없다.

세이프가드에 앞서 미국 현지 시공사가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도 한화큐셀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화큐셀은 현재 제품이 모자라 미국으로 수출량을 늘릴 수도 없다.

세이프가드 건이 중국 업체가 대만과 태국 등에 공장을 지어 우회 수출하는 부분을 제재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한화큐셀은 이를 피해 갈 순 있다. 한국이나 말레이시아 중 어느 한 곳만 세이프가드 발동국가에서 제외되면 두 곳에 모두 공장을 보유한 한화큐셀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다만 아시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한화큐셀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한화큐셀의 지난해 미국 수출 물량은 약 2GW로 생산량의 40% 정도가 미국으로 판매된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 수출을 기대한다. 내년 초부터는 한국 진천·음성공장 설비 확충에 따라 생산물량이 더 늘어난다.

생산능력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문제가 심각하다. 공급물량이 달려 증설에 나선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공장가동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까지 연출될 수 있다.

한화큐셀은 이를 대비해 동남아·중동 등 제 3시장을 개척하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미국 수출 중단 사태가 벌어지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세이프가드 권고 내용이 어떻게 발표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화큐셀로선 득은 없고 최악의 경우 실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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