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에 원유 정제마진과 파라자일렌(PX) 등 주요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으로 3분기 실적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최근 두 차례 화재로 일부 공장이 멈춰선 GS칼텍스는 시황 회복효과가 불투명하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제유가 하락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정유사는 3분기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 이익과 함께 정제마진개선 효과로 실적반등이 전망된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영비용 등을 제한 이익이다.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8.1달러로 7월(7.3달러)보다 11% 올랐다. 지난 상반기 5~6달러 선으로 유지됐던 것과 비교하면 하반기 들어 20~30% 정제마진이 늘었다.

석유화학 주요 제품인 PX는 올 들어 중국과 일본 업체가 정기보수 등으로 생산량을 줄이면서 국제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PX스프레드(원료값과 판매값 차이)는 6월 톤당 790달러에서 이달 837달러로 6% 가까이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는 정제마진과 PX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으로 3분기 실적반등을 예고했다.

최근 화재로 일부 공장가동이 중단된 GS칼텍스는 사정이 다르다. 여수공장에서 두 차례 화재가 발생하면서 벤젠·톨루엔·자일렌(BTX)과 제3중질유분해시설 공정이 중단돼 석유·화학제품 공급 차질을 빚었다. 다른 정유사가 정제마진과 PX가격 상승 효과로 실적반등 기회를 잡은데 반해 GS칼텍스로는 실적회복이 묘연하다.

지난 2일 GS칼텍스 여수공장 BTX 공장 변전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가동이 중단됐다. 이 공장은 한 해 PX 40만톤, 벤젠 2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2주 넘게 라인을 멈추면서 핵심 제품인 PX생산 차질 규모가 1만톤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 공장가동을 재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BTX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가격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지만 업황 수혜를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경유·등유 등을 생산하는 제3중질유분해시설 가동 중단에 따른 타격도 겹쳐졌다. 설비는 GS칼텍스 전체 고도화처리능력 가운데 25% 정도를 차지하는 핵심생산시설이다.

GS칼텍스가 정부로부터 엄격한 안전점검 등을 받아 정상가동 시기가 뒤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3분기 실적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정유업계 관측이 나온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현재로선 화재로 멈춰선 BTX, 고도화설비 모두 공장가동 재개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며 "화재가 발생한 변전소와 생산시설 수리와 지자체 공장가동 재개 승인절차를 진행해 조속한 재가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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