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백섬 지심도가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를 지닌 섬에서 관광명소로 거듭났다고 13일 밝혔다.

지심도는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에서 동쪽으로 1.5㎞ 해상에 위치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섬 모양이 '마음 심(心)'자를 닮아서 이름이 붙여졌다.

섬 전체가 동백나무 숲으로 우거져 3~4월경 동백꽃이 절정을 이루는 아름다운 곳이지만, 섬 곳곳에는 일제강점기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다. 일본 해군기지로 사용됐던 지심도에는 당시에 설치된 일본군 소장 사택, 탐조등 보관소, 방향지시석, 포진지, 탄약고 등이 남아 있다.

지금은 카페로 사용 중인 일본군 소장 사택은 1938년 준공된 전형적인 일본 목조식 가옥이다. 당시 이곳에 주둔했던 일본 해군기지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 등 부속 건물로 구성됐다.

당시 함포 요새 역할을 했던 지심도에 설치된 4개의 포진지도 지금까지 원형이 남아 있다. 포진지 바로 뒤편에는 탄약과 포탄을 저장하던 지하 벙커식 콘크리트 탄약고가 있다.

일본군 주둔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지심도는 광복 이후 군사적 요충지로 우리나라 국방부의 관리를 받게 되면서 일반인 출입이 제한돼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유인도 중 자연생태가 가장 잘 보존돼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3월 이후 지심도는 국방부 소유에서 거제시 소유로 전환됐으며, 아픈 과거를 딛고 관광명소로 탈바꿈하면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탐방객 13만 명이 방문하는 등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승찬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장은 "지심도는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 자연과 생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동백꽃 섬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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