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서 10여㎞를 달려 제2여객터미널(T2) 출발층에 들어서면 도로 왼쪽으로 공사가 한창인 태양광전지 지붕이 한눈에 들어온다. 반짝이는 패널이 미래 공항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태양광전지로 덮인 건물은 T2와 대중교통을 보다 편리하게 이어주는 제2교통센터다. 구석구석 이용자 편의를 고려한 설계가 돋보이는 교통센터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로도 주목받는다.

교통센터 지붕 전면에는 건물일체형태양광(BIPV)가 부착됐다. T2 지붕 위에도 태양광전지(PV)가 설치됐다. 공항 주변 유휴지 내에 대단위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해 설비용량이 3997kW에 이른다. 일 3.5시간 발전 기준으로 연간 5106MWh 규모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는 1072가구(4인 기준)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다. 지열 설비를 이용한 냉난방시스템 도입, 자연환기 및 자연채광 시스템, LED 조명 등 고효율 기자재와 환경냉매 사용으로 에너지 저감률을 약 40%까지 끌어올렸다.

완공을 70여일 앞둔 T2는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9월 30일 완공, 이르면 연내 개관 예정인 T2는 코엑스몰 3배가 넘는 38만4336㎡(연면적)에 달한다. 수용인원은 1800만명으로, T2가 문을 열면 인천공항 총 연간 여객 처리 용량은 5400만명에서 7200만명으로 늘어난다. T2 건설에는 2009년부터 9년 동안 4조9300억원이 투입된다.

T2에는 스카이팀 회원사인 대한항공, 에어프랑스, KLM, 델타항공가 배치된다. 기자가 방문한 14일 종합공정률은 98% 수준으로, 마감 공사와 시험운영이 병행되고 있었다.

T2는 출입국장부터 다르다. 차에서 내린 승객을 반기는 커브사이드 지붕은 T1보다 두 배 이상 길어 눈비 맞을 일이 줄었다. 게이트가 열리고 들어선 공항 라운지는 T1보다 좁은데도 훨씬 넓은 느낌이 든다. 천장이 T1보다 3.5m가량 높은데다 별도의 루버를 사용해 햇빛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 놓은 덕이다. 밝은데다 개방감이 더하니 공항 방문만으로 여행의 설렘이 배가될 것 같은 느낌이다.

IT를 이용해 승객 편의를 높였다. 운항정보표출시스템(FIDS)에는 터치스크린을 배치해 이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즉시 얻도록 했다. 안내로봇도 도입할 예정이다. 어린이·노약자의 실시간 위치확인이 가능한 교통약자 보호서비스도 제공한다.

보안검색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4개에서 2개로 줄이는 대신 보안 검색 대기구역은 3배로 늘렸다. 4개 입구 중 짧은 줄을 찾아 나설 필요가 없어졌다.

첨단 설비로 무장해 보안 수준을 높였다. 승객들은 최신형 원형탐지기를 통과해야 한다. 지능형 고화질 CCTV를 통한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했다.

인프라 뿐만 아니라 승객들을 세심하게 배려한 디테일도 T2의 자랑거리다. 게이트 앞 의자만 해도 남녀노소 불편하지 않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자체 설계해 설치했다. 푹신한 가죽시트와 의자 3개마다 설치한 충전구도 승객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태양광전지를 뽐냈던 제 2교통센터는 T1과 승객들이 차이를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일 것 같다. 일단 여객터미널과 교통센터간 거리가 대폭 줄었다. T1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223m를 걸어가야 하지만, T2의 거리는 59m에 불과하다. 지하 1층 실내에는 마치 고속버스 터미널같은 버스 대합실이 있어 편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다. 눈·비 걱정도 없고, 줄을 선 승객과 좌우를 오가는 승객의 동선이 꼬일 일도 없다.

대규모 공항 시설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된 데에는 첨단 건설기법이 한몫했다. 인천공항은 3차원 모델링(3D, BIM)을 도입해 공기를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했다. 인천공항 BIM 기법은 사업관리 혁신성을 인정받아 'BIM 어워드 2016'에서 대상을 수사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돼 완공을 70여일 앞두고 있다"면서 "융복합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신속한 출입국을 지원하는 스마트 공항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기자 okmun@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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