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 지진 대비 설계가 강화된다. 2단계 사업으로 추진되는 표층처분시설이 진도 7.0 지진에도 안전한 0.3g(중력가속도) 기준으로 재설계된다. 기존 지하처분장도 배수시스템 이중화 작업으로 안정성을 개선한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표층처분시설를 재설계한다고 13일 밝혔다. 표층처분시설은 지표면 인공방벽 등을 갖춘 구덩이를 파 폐기물을 매몰한 후 밀폐해 관리하는 방법이다. 공단은 지난해 8월부터 12만5000드럼 처분을 목표로 터파기 공사를 했다.

재설계는 사실상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사업비 증가는 약 100억원(총 사업비 2329억원)으로 예상보다 크지 않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지난해 9월 경주지진 이후 본 설비 공사 전에 재설계를 조기 결정해 추가 비용을 줄였다. 재설계 작업으로 표층처분시설 준공 시점은 2020년으로 1년 연장된다. 내진 기준은 6.5에서 7.0으로 상향된다.

현재 운영 중인 동굴처분시설도 지진 대응 능력을 강화한다. 지진으로 인한 기능 상실에 대비, 배수계통 및 전원 공급계통을 추가 설치해 이중화한다. 지진가속도계 1대를 추가 설치, 총 5대 지진가속도계로 지진 측정 정밀도를 높인다.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 표준화 작업도 한다. 월성원전에서 나오는 중수로 핵연료 건식저장기술을 활용해 경수로 핵연료를 수조에서 건식시설로 옮긴다. 이를 담을 이중목적 메탈 캐스크와 콘크리트 캐스크 인증을 추진한다.

핵연료 이동 분야에선 육·해상 운송 시나리오와 안전 대책 관련 운송 장비 인증과 표준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는 "원자력 발전소 운영만큼 관련 폐기물 처분 안전대책도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며 "지진대응 능력을 지속 강화하고 고준위방폐물 처리문제도 사전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greendaily.co.kr

저작권자 © NB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