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정유사 실적이 2분기엔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해 실적 기저효과와 중국발 재고보충(restocking) 효과 진정, 인플레이션 기대감과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실적 상승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정유사가 최근 꾀하는 체질 변화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는 마진이 적고 정부 규제 영향을 많이 받는 정유부문보다 마진율이 높은 석유화학에 집중하는 추세다. 석유화학산업이 하향세로 진입한다는 전망이 나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6일 동부증권에 따르면 올해 정유·화학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0%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증권은 정유·화학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보다 낮을 것으로 예측했다.

SK이노베이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5% 줄어든 7331억원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4.5% 감소한 4806억원, 에쓰오일(S-oil)은 55.8% 낮아진 2832억원으로 예상된다.

화학사 실적도 전반적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한화케미칼은 전년 동기 대비 32.9% 감소한 1969억원, 롯데케미칼은 2.4% 감소한 6775억원으로 전망됐다.

2분기 실적 부진 이유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하락 때문이다.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았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정유는 국제유가 약세의 최대 수혜 업종이다. 지난해와 올 초는 2015년 이래 유가 급락 이후 마진 개선보다는 유가 상승에 따른 시차효과 영향이 컸다. 중국의 정유설비 정기보수 기간이 마무리되는 것도 부정적으로 예측된다.

정유사가 정유보다 석유화학 부문을 키우는 것도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이유다. 석유화학 부문은 2017년 하반기나 2018년에 다운사이클(Down-cycle)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는 최근 '석유화학산업 다운사이클 진입 예상에 따른 보수적 전략 필요' 보고서에서 "향후 석유화학산업은 완만한 다운사이클 진입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스프레드(정제 마진)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석유화학산업의 경기 변동은 7~10년 주기를 형성하는데 최근 사이클 상 2004년, 2011년을 고점으로 7년 주기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경기 변동주기 상 2017~2018년 사이 경기 하강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산업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 생산능력의 급증으로 이어지고 다운사이클 진입의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올해 3월 이후 주요 석유화학 제품은 중국의 높은 재고로 스프레드 조정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유지원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석유화학산업의 다운사이클 진입이 우려되고 중국의 유동성 축소, 높은 재고 수준으로 시장 심리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스프레드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경쟁적 증설보다는 상황 변화에 대비한 보수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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